미·중 로봇 다음달 붙는다…中 '로봇올림픽'에 줄줄이 출사표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기사 입력 2025.07.0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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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17일 베이징서 '휴머노이드로봇 게임' 예정...
육상·축구·무술 등 종목 망라 "서방 국가들 사전등록"

5월 중국에서 열린 휴머노이드로봇 격투 토너먼트 장면./사진=현지영상 캡쳐
5월 중국에서 열린 휴머노이드로봇 격투 토너먼트 장면./사진=현지영상 캡쳐
이번엔 로봇 올림픽이다. 중국이 세계 최초 다종목 휴머노이드로봇 스포츠대회로 홍보하고 있는 '2025 세계 휴머노이드로봇 게임'이 베이징에서 열린다. 미국, 독일 등 서방 선진국 기업들도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을 차치하고 화제성 면에서 중국이 로봇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5일 중국 관영언론들에 따르면 오는 8월 14~17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 '빙리벤'에서 열리는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에 미국과 브라질, 독일,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 및 지역의 로봇팀들이 사전 등록을 마쳤다. 대회는 육상과 축구, 무술, 자유체조 등 다양한 종목을 망라한다. 올림픽이라 할 만하다.

중국에선 지난 4월 베이징시 주최 휴머노이드로봇 하프마라톤, 5월 유니트리 주최 로봇 격투 토너먼트 등이 진행됐다. 로봇 하프마라톤에선 출전 로봇 뒤로 프로그래머 등이 진땀을 흘리며 따라 뛰며 로봇을 조종했다. 게다가 참가 로봇들이 넘어지거나 부서지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구력과 기술력을 뽐내며 하프 구간을 완주한 로봇도 적잖았다.

대회 에이스 톈궁울트라가 힘차게 주로를 질주하고 있다. 이날 대회엔 톈궁울트라를 포함해 총 21개팀의 로봇이 출전했다./사진=우경희 기자

격투 토너먼트 역시 로봇의 정확한 타격능력이나 펀치력보다는 넘어졌다가 벌떡 일어서는 기술력이 더 조명받긴 했지만,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큰 관심을 받았다. 로봇 시장에서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덴 성공했다는 거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이번 휴머노이드로봇 게임에 거는 중국의 기대는 더 크다. 베이징에선 최근 이 대회를 위한 테스트 격으로 3대 3 AI(인공지능) 로봇 축구 결승전이 진행됐다. 이 대회는 사람이 로봇을 조종하는 방식이 아니라 로봇들이 AI를 통해 실제로 축구시합을 구현했다는 점이 화제가 됐다. 미국 NBC는 "경기 장면은 우스꽝스러웠다"면서도 "기술만큼은 그렇지 않았고 중국이 놀라운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2025년 춘완 공연 장면 /사진=중국중앙(CC)TV 유튜브 캡처

중국 내 평가도 대체로 일치한다.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로봇 대회에서 프로그래머 두세 명이 로봇 한 대를 뒤따라 뛰던 장면을 모두 기억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런 비웃음 섞인 호기심의 뒤편에서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기술은 조용히 전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휴머노이드로봇 스포츠 경기에 특히 집중하는 건 화제성뿐 아니라 로봇의 기동능력은 물론 사고능력을 동시에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응 속도와 동작 정밀도, 판단 능력 등 면에서 최고 수준을 요구하는 게 바로 스포츠다. 미국 언론이 중국 로봇 기술에 대해 "리틀 메시나 리틀 음바페는 없다"고 평가하는 것도 언젠가 이런 성능의 로봇들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을 기저에 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획기적 기술 진보가 수반될 경우'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2025년부터 2035년까지 휴머노이드로봇 산업이 연평균 9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1540억달러(약 21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제조업 천국 중국이 얼마나 로봇 관련 공급망을 빠르게 갖추느냐가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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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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