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아내 위해 개발"…뇌 자극으로 '불면·우울' 잡는 스타트업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5.06.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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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권구성 리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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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리솔의 권구성, 이승우 공동대표 /사진=리솔
(왼쪽부터)리솔의 권구성, 이승우 공동대표 /사진=리솔
전 세계 인구 10명 중 3명은 '수면장애'를, 100명 중 3명은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병원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정신과병원이나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스타트업 리솔은 이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약물 대신 뇌 자극으로 해결하는 헤드셋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슬리피솔'을 개발했다. 인체에 무해한 1ma 이하의 미세전류를 뇌에 전달해 불안감, 스트레스 등을 완화하고 뇌파를 안정화하는 제품이다.

권구성 리솔 대표는 "슬리피솔은 '두개전기자극' 기술과 '뇌파동조' 기술을 활용해 정신건강 문제를 완화한다"며 "머리띠 형태의 기기로 30여분만 이마에 착용하면 수면장애, 우울감, 집중력 저하 등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미세전류 자극효과·뇌파동조현상'으로 정신질환 완화


리솔이 두개전기자극과 뇌파동조기술의 효과에 대해 발표한 논문 두 건. 논문 내용은 리솔 홈페이지에 공개돼있다/사진=리솔 홈페이지
리솔이 두개전기자극과 뇌파동조기술의 효과에 대해 발표한 논문 두 건. 논문 내용은 리솔 홈페이지에 공개돼있다/사진=리솔 홈페이지
슬리피솔에 사용된 두개전기자극은 몸에 흐르는 생체전류와 유사한 수준의 미세전류를 활용해 뇌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기술을 말한다. 뇌 기능 조절과 신경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치료 기술로 서울대분당병원 임상연구 등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리솔은 여기에 뇌파동조 기술을 더한다. 뇌파가 빛, 소리, 전류 등 외부 자극에 맞춰 파동이 변하는 '동조현상'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권 대표는 "수면장애나 우울감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경우 알파파나 감마파 등 뇌파가 정상범주를 벗어나 움직인다"며 "뇌파가 외부 미세전류에 동조하는 현상을 활용해 뇌파를 정상범주로 안정화시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리솔은 두개전기자극과 뇌파동조 기술의 효과를 논문으로 발표해 국제수면연구저널, 감정장애저널 등 SCI급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권 대표는 "이런 근거자료를 기반으로 현재 수면장애와 우울증 관련 의료기기 허가를 취득하기 위한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의료기기 허가를 받는 게 목표다.

아직 의료기기 허가 전이지만 소비자들은 건강기능식품처럼 슬리피솔을 찾고 있다. 2021년 첫 출시된 슬리피솔은 누적 4만6000여개가 판매됐다. 지난해 매출은 약 11억원이다. 올해 초 CES 2025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도 입소문을 탔다. 최근 일본에서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에서는 7000만원 규모의 물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무료 수면관리앱도 개발…진입장벽 낮추고 기기와 시너지


리솔 개요/그래픽=김지영
리솔 개요/그래픽=김지영
리솔은 지난해 10월 수면 추적·관리 애플리케이션 '슬리피솔 바이오'도 출시했다. 스마트폰이 수면 중인 사용자의 코골이, 뒤척임 등을 감지해 수면 상태를 추적·관리해주는 앱이다. 양쪽 귀에 서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를 보내 뇌파동조 효과를 만들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현재 누적 가입자는 65만명에 달한다. 특히 가입자의 97%가 해외 사용자다.

권 대표는 "소리를 통해서도 뇌파동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앱과 디바이스를 동시에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면 무료인 앱을 통해 불면·우울감 개선 수요가 있는 사용자들과 접점을 확대한 뒤, 더 큰 효과를 원하는 사용자들에겐 슬리피솔을 활용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아내를 위해 개발한 제품…"정신질환 넘어 치매 정복하고파"


슬리피솔은 공동창업자인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박사 출신 이승우 대표가 불면증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아내의 불면증 해결책을 찾다가 두개전기자극의 효과를 알게 됐고 리솔 창업과 슬리피솔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이 대표는 메디슨, 바이오사운드랩 등 국내 1세대 벤처기업에서 40여년간 의료기기만 개발해오던 기술자다.

리솔은 앞으로 불면과 우울감 개선을 넘어 집중력 강화 분야로도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권 대표는 "의료기기 허가를 받고 나면 시장 규모가 훨씬 큰 해외시장에 진출하는데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솔은 올해 매출 30억원, 수출액 5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권 대표와 이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치매 예방·치료다. 수면과 치매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궁극적으론 치매 예방·치료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본의 치매치료제 개발 제약사 에자이와도 지속해서 R&D(연구개발) 협력 등을 진행하고 있다. 권 대표는 "언젠가 리솔의 기술을 통해 치매를 정복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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