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모태펀드 수명 '째깍째깍'...벤처투자 마중물 마를까

김성휘 기자,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5.05.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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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2.0-기로에 선 모태펀드]①

[편집자주] 선거는 정책 경쟁의 장(場)이다. 미뤄왔던 정책 과제들이 쏟아진다. 정책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한민국 '1.0'에서 '2.0'으로 가는 과정이다. 미뤄왔던 정책 과제를 이슈별로 살펴본다. 이 같은 정책 과제를 'Policy(정책) 2.0'으로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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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세종 중앙공원에서 열린 동행축제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5.05.04.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세종 중앙공원에서 열린 동행축제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5.05.04.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정부 모태펀드(벤처투자모태조합)를 기반으로 한 벤처투자펀드 결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벤처펀드는 대개 7~8년, 일부는 10년 정도 장기운용하는데 모태펀드 설치 기간은 2035년까지 10년 남았기 때문이다.

모태펀드 출자를 바탕으로 한 자(子)펀드와 존속기간 역전이 발생하면 신규 벤처투자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가뜩이나 벤처투자가 줄면서 스타트업 업계에 위기감이 커졌다. 모태펀드 존속기간 연장 및 민간 벤처투자 확대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투자 업계를 종합하면 정부는 2005년 7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100% 지분을 가진 한국벤처투자(KVIC)를 설립하고 30년 한도로 모태펀드를 운영토록 했다. 모태펀드는 재간접펀드(Fund of Funds) 방식을 통해 지난 20년간 벤처투자 시장에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모태펀드가 각 분야에 출자하면 이를 바탕으로 민간 벤처캐피탈(VC) 등이 참여하는 여러 자펀드가 형성된다. KVIC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태펀드는 누적 9조8617억원 조성됐으며 이를 통해 1327개 자펀드, 총 43조9454억원 규모가 결성됐다. 모태펀드는 최근 AI(인공지능) 산업 등 국가전략분야 투자도 늘렸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10년짜리 신규 벤처펀드를 만들 경우, 자펀드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모태펀드가 사라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벤처펀드의 최소 존속기간이 5년인 만큼 2030년 이 같은 현상이 급증할 수도 있다. 물론 펀드를 5년보다 일찍 해산하거나 연장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 투자 특성상 기간 내 회수까지 쉽지 않고 모태펀드 종료라는 근본 문제는 남는다.
모태펀드(벤처투자모태조합)/그래픽=이지혜
모태펀드(벤처투자모태조합)/그래픽=이지혜

6·3 대선을 앞둔 지금이 대책 마련의 적기라는 시각이 있다. 이를 통해 '모태펀드 2.0' 시대를 열자는 것이다. 업계에선 모태펀드 영구화 또는 연장을 제안한다. 현재 30년인 모태펀드 존속 규정을 아예 없애거나 일정 조건 하에 연장 가능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이다. 최근 KVIC 수장에 중기부 고위직 출신 이대희 대표가 임명된 것도 모태펀드의 지속성 논의를 고려한 인사로 해석된다. 한 VC 대표는 "모태펀드가 해 온 역할을 고려하면 존속기간 연장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모태펀드 운영을 예정대로 종료하거나 민간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모태펀드 의존을 넘어 민간 모험자본을 더 많이 유입하는 것이 궁극적인 과제라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각종 기금의 벤처투자 의무화, 벤처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이 필요할 전망이다.

배승욱 벤처시장연구원 대표는 "모태펀드를 민간에 성공적으로 넘기기 위해서는 출자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세제혜택 등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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