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매출 8배 껑충...달라진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성공 방정식

박기영 기자 기사 입력 2024.11.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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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무통, 링티, 퍼피럽. 각각 신발, 음료, 반려동물용품 등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모두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스타트업이 키운 상품이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란 이커머스(아마존, 네이버, 쿠팡 등)에서 활동하는 중소형 브랜드를 인수한 후 생산비 절감 등 효율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다. 자본력만 앞세우기보다 빅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액셀러레이터(AC)에 가까운 방식 등 차별화한 사업 모델이 등장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는 2022년 미국 스타트업 스라시오가 기업가치 100억달러를 인정받을 만큼 급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슷한 방식으로 시장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늘었다. 그러나 비대면 특수를 일으켰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자 이커머스 매출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역시 실적 부진을 겪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라시오마저 휘청인데다 국내의 경우 투자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자금조달도 어려워졌다. 그러나 일부 발 빠른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대표적인 곳이 쇼퍼하우스다. 쇼퍼하우스는 브랜드 가치평가 알고리즘을 적용한 '빅테크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를 표방한다. 자체 구축한 알고리즘을 통해 설정한 객관적인 평가 및 성장 지표를 통해 유망한 브랜드를 선별한다. 자본은 제한돼 있어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들을 골라서 인수, 성장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쇼퍼하우스가 지난해 인수한 반려동물 간식 브랜드 '퍼피럽'은 인수 후 1년간 매출액이 이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5배 늘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가 높은 제품을 새로 출시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마케팅에 나선 결과다. 해외 진출도 진행 중이다. 북미 시장에서 반려동물용 생선간식이 흔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마케팅에 나섰다.

이대성 쇼퍼하우스 대표는 "수십만건의 판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브랜드의 성장성을 예측하고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며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성해 시너지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이자 종합광고대행사 FSN (1,707원 ▲129 +8.17%)의 계열사인 부스터즈는 AC에 가까운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브랜드를 인수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기존 브랜드 애그리게이터와 달리 지분투자를 통해 기존 경영진과 협업하는 방식이다. 상생을 위해 수익도 지분과 상관없이 5대5로 나눈다.

이런 전략이 주효해 부스터즈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 637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 설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이다. FSN의 전방위적인 마케팅 지원도 브랜드 성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부스터즈는 성장성 높은 '링티'를 선택한 후 TV광고, 퍼포먼스 광고, 숏폼, PPL, PR, 인플루언서 마케팅, 유통 채널 협업 등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링티'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472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스포츠음료 시장 3위까지 성장했다. 링티의 2018년 매출액 17억원에 비하면 40배에 가까운 성장이다. 부스터즈는 이외에 신발 브랜드 '르무통', 고기능 더마 브랜드 '더마일리' 등을 엑셀러레이팅하고 있다.

부스터즈 관계자는 "상생을 기반으로 한 협업을 통해 단순히 특정 제품이 흥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제품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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