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창업생태계 구축을 위해 필요한 3가지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3.04.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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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센터장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센터장/사진제공=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센터장/사진제공=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미국 실리콘벨리 1위, 대한민국 서울 10위.

세계 주요국 도시별 글로벌 창업생태계 순위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평가기관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은 2022년 '글로벌 창업생태계 보고서'(Global Startup Ecosystem Reprot2022)를 발표했다.

전세계 100개국 280개 도시를 대상으로 자금조달, 인재양성, 네트워킹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미국 실리콘밸리가 1위를 차지하고 서울시는 10위에 선정됐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스타트업을 후방에서 지원했고, 많은 민간 지원기관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평가 대상이다.

보고서를 보면서 부러웠던 점은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뉴욕,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이 10위권 내에, 워싱턴 DC, 샌디에고, 시카고 등이 20위권 내에 있었다는 점이다. 순위를 40위권으로 확대하면 덴버, 오스틴, 솔트레이크, 애틀란타, 마이애미 등도 포함된다. 중국 역시 베이징과 상해가 10위권 내에 포함됐고. 선전, 항조우 등이 40위권 내에 있다.

경제 규모나 인구, 영토의 크기 등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 받아 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울 한 곳만 있다는 점은 창업생태계 관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수도권 중심으로 지원이 집중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창업생태계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인구 과밀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국가 발전 측면에서 지역간 균형이 무너질 우려도 있다.

물론 중앙 정부와 지자체도 지역 창업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하지만 지역 창업생태계의 발전은 더디기만 하다.

건강한 창업생태계가 이뤄지려면 인재를 육성하고 인재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수도권에 명문대들이 포진해 있으니 지역은 불리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인재는 소위 좋은 학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인재는 기업가정신을 갖추고 도전와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

명문대 학벌은 없더라도 지역에서 좋은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부터 창의성을 키우고 저마다 고유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창작 활동에 몰두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제공해줘야 한다.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기존 교육 방식이 아닌 창의성과 창작 경험의 '판'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떠올리고 창작 경험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길러진다. 창의적인 생각에서 출발해 다양한 역량을 가진 사람들과 팀을 구성하는 시도를 통해 집단 창작의 경험이 축적된다면 창업가의 기본적인 자질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인재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와 자원도 필요하다. 투자 시스템, 멘토, 지원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전문인력 등이 필요하다. 이중에서도 현실적으로 지역에 적합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이 가능한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지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창업 지원이 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또 창업은 해당 지역에서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수도권에서 이미 잘 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기 보다 지역 특성에 적합한 분야를 집중 발굴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후방에서 지원과 관리감독을 하고, 민간 전문가가 창업 지원 체계를 설계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한다.

창업 지원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이 필요하다. 지자체장이 바뀐다고 정책이 바뀌면 어떻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지역 내 인재들이 희망과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창업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지혜와 힘을 모았으면 한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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