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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 가려졌다"…증권사 '큰 손' 모객 나선 VC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3.01.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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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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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왓챠, 메쉬코리아 등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폭락으로 비상장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증권사와 벤처투자 운용사의 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18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 액셀러레이터(AC) A사는 대형 증권사 B사와 개인투자조합 결성을 추진 중이다. 출자자는 B사의 고액자산가로 펀드 규모는 약 50억원이다.

투자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집행된다. 특정 자산에 투자하는 프로젝트와 운용사 재량으로 투자하는 블라인드가 혼합된 방식이다. A사는 펀드 결성액의 약 40%를 자사 주요 포트폴리오에, 나머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복수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A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주요 투자처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며 "탄탄한 주요 포트폴리오 한 곳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블라인드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퓨처플레이도 삼성증권 (44,650원 ▲1,150 +2.64%)과 개인투자조합 '유니콘 펀드'를 결성한 바 있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펀드로 결성 규모는 총 143억원이다. 이중 50억원을 퓨처플레이의 주요 포트폴리오인 3D(3차원) 라이다(LiDAR) 개발사 서울로보틱스에 투자했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IMM인베스트먼트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총 200억원 규모로 결성과 동시에 완판됐다. 블라인드 형식으로 운영되며, 헬스케어를 비롯해 AI(인공지능),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비상장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KB증권의 고액자산가 라운지인 KB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의 이환희 센터장은 "30억원 정도의 자산을 가진 고객이라고 하면 자산의 5~10% 정도는 비상장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외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비상장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크게 내려왔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봤을 때 투자하기 괜찮은 타이밍이다. 소득공제 혜택은 덤"이라고 말했다.

과거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증권사의 비상장 상품은 주로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직전 기업에 집중됐다. 투자 회수 기간도 1~2년으로 짧고, 상장 직후 투자 회수도 바로 가능했기 때문이다. 투자 방식도 프로젝트 형식으로 한두 종목에 집중됐다.

그러나 2021년 중반부터 IPO(기업공개)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상장 철회가 줄을 이었고,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장 직전 증권사 리테일에서 비싼 몸값에 거래되던 카카오뱅크 (21,250원 ▲250 +1.19%), 카카오페이 (23,900원 ▲600 +2.58%), 크래프톤 (335,500원 ▼2,500 -0.74%) 등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까지 하회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경우는 지난해 한 해에만 주가가 각각 68%, 56% 떨어졌다. 같은 기간 크래프톤도 63% 급락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은 높아졌지만, 2020~2021년 때처럼 한두 기업에 집중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충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고, 트랙 레코드(투자회수 실적)도 있는 운용사가 선별해 분산 투자하도록 맡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벤처투자 위축으로 출자자를 찾기 어려워진 벤처투자 운용사들도 증권사와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모태펀드가 축소되고, 기업과 은행 등 주요 민간 출자자들이 펀드 출자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이같은 협업은 더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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