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용희 링크업 대표 /사진=링크업 제공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술은 10만가지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대부분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술은 소주 몇 종, 맥주 몇 종 정도가 전부다. 주류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음식점 입장에서도 다양한 주류를 취급하고 싶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술 한 종을 추가하기 위해선 제품을 취급하는 새로운 유통사와 계약해야 하고 소량으로 주문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스타트업 링크업(옛 굿샵)은 주문관리를 디지털화하고 유통업체들이 공유할 수 있는 물류창고를 운영해 이같은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정용희 링크업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디노스 PR데이'에서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주류 유통시장을 디지털 전환해 유통업계의 비용을 줄이고 소상공인들의 다품종 주류 유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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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관리부터 물류 운영까지…유통 과정 디지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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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업 개요/그래픽=최헌정링크업이 이를 위해 개발한 솔루션은 주류시장에 특화된 OMS(주문관리시스템)다. 정 대표에 따르면 주류 유통시장은 면허를 취득한 사업자만 진입할 수 있는 폐쇄적 구조 때문에 업무 방식이 아직 아날로그 상태에 머물고 있다. 정 대표는 "중소유통업자 대부분 별다른 발주시스템도 없이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발주받는다"며 "이를 디지털화한 OMS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링크업은 다음 스텝으로 유통사 및 물류창고를 위한 물류 솔루션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는 유통사마다 다른 물류창고를 쓰면서 보유하고 있는 제품만 공급하고 있다"며 "이에 소상공인들은 공급받는 제품별로 다른 유통사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통사들이 창고별 재고를 파악해 한 번에 여러 제품을 주문 수량과 관계없이 배송하면 다양한 상품의 저비용 유통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링크업은 최근 OMS와 물류 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사들과의 오픈이노베이션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결제 기능이 결합될 수 있어서다. 정 대표는 "현재 B2B(기업간거래) 주류 유통 결제에서 카드 및 온라인 결제 비율은 1% 미만에 그친다"며 "이를 카드·온라인으로 전환하면 유통사의 결제리스크를 해소하고 유동성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적인 파트너 중 하나는 우리금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위해 설치한 '디노랩' 경남센터를 통해 링크업을 선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은행 플랫폼사업부가 매칭돼 링크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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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도 편의점처럼…수제 양조장도 대기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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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업의 무인자판기 /사진=링크업 유튜브 캡처링크업은 주류 유통 시장에서 솔루션 개발·공급 외에 AI(인공지능) 기반 무인 주류자판기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상품을 꺼내기만 하면 자동으로 인식해 결제까지 진행되는 기기다. 링크업은 유통솔루션으로 축적한 발주·유통 데이터와 시너지를 내면 업종, 상권, 시즌에 따라 최적 상품을 자동 관리해줄 수 있어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가 이런 사업을 구상한 건 그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링크업 창업 전 건설 관련 프로젝트 기획가로 활동하다 음식점을 운영했었는데, 주류를 공급받으면서 소상공인에게 불합리한 유통 구조와 가격 정책을 체감했다. 유통 방식을 디지털화하고 규모의 경제만 달성할 수 있으면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링크업을 창업한 이유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들도 대기업 프렌차이즈 편의점처럼 다양한 상품을 쉽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경쟁력 있는 국내 주류 제조사들도 새로운 유통 판매채널을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배달의민족이 낙후된 배달시장을 디지털로 전환했듯 링크업은 낙후된 주류시장을 디지털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