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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운 NH證 사장 "모험자본으로 성장단계 스타트업 투자공백 메우자"

성시호 기자 기사 입력 2025.10.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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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윤병운 사장 "'미싱 미들' 채워야"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금융투자협회 부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NH투자증권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금융투자협회 부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생산적 금융 실행방안으로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을 뜻하는 시리즈 B·C 기업에 모험자본을 투입하면서 전통산업을 위한 구조조정금융을 확충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금융투자협회 부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투자은행(IB) 업무는 지난해 약 48%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쏠렸다. 모험자본 투자는 2% 미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사장은 "2022년 미국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을 성장산업에 투자했다"며 "금융 담당자로서 금융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한국 기업 생태계의 가장 취약한 지점이 시리즈 B·C 단계의 자금공백 '미싱 미들(Missing Middle)이라며 이를 그로스PE(소수지분 투자)와 메자닌PD(전환·후순위채 기반 자금)로 메우는 전략을 제시했다. 확장단계 기업이 경영권 위협을 초래하는 지분희석을 최소화하면서도 빠르게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다. 스타트업은 업력과 투자유치 규모에 따라 시리즈A·B·C 등으로 구분된다. 시리즈 B·C는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연구개발 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다.
윤 사장은 "스타트업은 액셀러레이터에 이어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은 뒤 기업공개(IPO)로 가는 게 일반적인데, 선진국에선 그 중간에 의미 있는 규모 확대가 이뤄진다"며 "국내 사례를 보면 급하게 IPO를 단행해 기업이 조로화하거나 IPO 밸류에이션을 낮게 받아 유입된 자금을 성장에 쓰지 못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영국에선 미싱 미들을 채우기 위해 메자닌PD와 그로스PE가 활용되고, 국내 인가된 메자닌PD로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조건부지분전환계약(CN)이 존재하지만 전면적으로 활성화되진 않았다"며 "국내 PE는 바이아웃 위주라 그로스PE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했다.

윤 사장은 "해법은 명확하다. 증권사가 앞장서 메자닌PD 발행 주선, 총액인수를 통한 투자수단 제공, 세컨더리 마켓 유동성 공급을 담당하고 어려운 기업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모델을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조적 침체에 들어선 석유화학·철강 등 전통산업에 대해 이날 윤 사장은 한국 금투업계의 실행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산업 구조조정에 뛰어든 만큼 증권사들이 NPL(부실채권)·DIP(회생기업자금대여)·M&A 자문 등 구조조정 금융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다.

윤 사장은 "그동안 특수금융을 안 했지만,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해야 할 분야"라며 "유휴설비 통합을 위한 M&A, 경영구조 개선과 신사업을 지원하는 금투업계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했다.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제도가 확대되면서 지난 6월 22조원 수준인 증권업계의 기업금융 투자여력은 2030년 말 112조원으로 5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지정 결과를 내겠다고 예고했다.

윤 사장은 "한국 금투업계의 자금력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커진다. 부동산이 아니라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하고, 거대한 자금을 누가 효율적으로 써서 경제를 살리느냐가 금융사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금투업계가 침체한 산업의 활력을 불어넣을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 기자 사진 성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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