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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뇌질환 정밀의학 신약개발 기업 소바젠이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 파마(Angelini Pharma)와 난치성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SVG105에 대한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5억5000만달러(약 77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을 통해 소바젠은 SVG105의 한국, 중국, 대만을 제외한 전 세계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안젤리니 파마에 이전한다.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은 반환 의무가 없으며 상업화 성공 시 별도의 경상기술료(로열티)도 받게 된다.
SVG105는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소아 난치성 뇌전증인 국소 피질 이형성증 환자의 발작을 억제하는 ASO(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다. 현재 이 질환은 뇌절제술 외에 마땅한 치료법이 없으며 수술 후에도 환자 40%는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심각한 난치성 질환이다.
SVG105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춘 기존 치료제와 달리, 발작의 근본 원인인 MTOR 유전자를 직접 표적하는 정밀의학 기반 신약이다. 현재 비임상 개발 단계에 있으며, 비임상은 소바젠과 안젤리니 파마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임상 개발과 상업화는 안젤리니 파마가 전담할 예정이다.
파트너사인 안젤리니 파마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뇌질환 특화 중견 제약사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판권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그린 테라퓨틱스와 5억7000만 달러 규모의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및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자코포 안드레오세 안젤리니 파마의 대표는 "소바젠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뇌 건강 분야에서 우리의 선도적 역할을 공고히 하고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에 깊이를 더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병태 소바젠 의장은 ""뇌질환 혁신 신약의 지난한 개발 과정을 깊이 이해하고, 대학 내에 설치된 연구소에 충분한 존속 기간을 부여함으로써 연구 결과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기술수출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박철원 소바젠 대표는 "난치성 뇌전증 원인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자체 개발한 동물 모델로 후보물질을 검증하는 등 국내 순수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이번 계약은 의사 출신 기초과학자 창업의 성공 사례이자, 국내 신약 기술의 글로벌 도약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바젠은 2018년 5월 이정호 카이스트(KAIST) 의과대학원 석좌교수와 김병태 이사회 의장이 교원창업한 기업이다. 창업 이후 약 700억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교수는 극미량의 뇌세포 특이적 후천적 돌연변이(뇌 체성 돌연변이, Brain Somatic Mutation)가 난치성 뇌전증, 뇌종양,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뇌질환의 원인임을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규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소바젠은 질환 특이적 표적 유전자를 발굴하고, 해당 유전자를 맞춤형으로 치료할 수 있는 ASO 치료제 플랫폼을 자체 구축하여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