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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도면 대기업 가능?" 자신만만 면접…AI 앞에서 탈탈 털렸다

이찬종 기자, 황국상 기자 기사 입력 2025.09.1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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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리포트] AI 면접관 시대(上)

[편집자주] 취업하려면 AI 면접관의 마음도 잡아야 하는 시대다. 지원자의 성향과 직무적합성을 판단하는 AI 역량검사가 대중화되고 있어서다. 편향성 우려 속 AI 역량검사 원리와 국내 채용시장의 AI 전환 흐름을 살펴본다.


"나 정도면 현대차 이직 성공?"…69점 '띡', 뼈 때린 'AI 역검'




AI 역량 검사를 보고 있는 기자의 모습./사진=머니투데이
AI 역량 검사를 보고 있는 기자의 모습./사진=머니투데이
"응시자 약점: 일을 자주 미룸, 책임감 회피"

기자가 최근 받아 든 인공지능(AI) 역량 검사 결과지엔 본인도 몰랐던 응시자의 모습이 적혀있다. '언론고시'(언론사 입사 시험)를 뚫어낸 지 만 1년도 되지 않아 자신만만했던 응시자도 AI의 냉철한 평가를 이겨낼 방도가 없었다.

◆ 성향 파악·문제 해결·영상면접 총 3종, 한 달 5회까지 무료

'나 알아보기' 부문을 응시하는 이찬종 기자/사진=AI역량검사 캡처
'나 알아보기' 부문을 응시하는 이찬종 기자/사진=AI역량검사 캡처
AI 역량 검사는 성향 파악, 인지·문제 해결 게임, 영상면접 총 3단계로 구성됐다.

'나알아보기'로 시작하는 성향파악 검사는 총 124개 문항에 각기 6~8초 이내에 답해야 한다. '나에게 불리한 말은 잘 하지 않는 편이다'처럼 날카로운 질문도 있고 '빈둥거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 등 정곡을 찌르는 질문도 있다. 고민할 시간 없이 대답하다 보면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된다.

인지·문제 해결 게임 영역에서는 '도형 회전하기', '길 만들기' 등 9종의 게임에 응시한다. 왼쪽에 있는 도형을 최소 횟수 회전시켜 오른쪽의 도형으로 만드는 등 2010년 전후 초·중생 사이 유행했던 창의 사고력 문제와 비슷하다.

영상면접은 카메라에 비친 응시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진행한다. 질문은 자기소개였다. 30초의 답변 준비시간과 90초의 답변 시간, 재답변 기회 1회가 주어졌다. 1회 검사는 총 80분내외가 소요된다. 결과 분석은 통상 2시간 내외, 늦어도 24시간 내에 받을 수 있다.

◆ 현대차·포스코 등 기업이 실제 채용에 활용하는 검사 결과, 공정성 확보 장치도 확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역량검사지만 부정행위 방지 장치를 둬 공정성을 확보했다./사진=AI역량검사 캡처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역량검사지만 부정행위 방지 장치를 둬 공정성을 확보했다./사진=AI역량검사 캡처
"응시 중에는 다른 화면으로 이동하지 마세요.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기사에 필요한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다른 화면으로 이동하니 왼쪽 위로 팝업이 등장했다. 응시자의 모습은 노트북 웹캠으로 실시간 녹화돼 담당자에게 전송된다. 채용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221,250원 ▲2,250 +1.03%), 포스코, 신세계 (174,100원 ▲1,000 +0.58%) 등 대기업 그룹사들은 물론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과 서울아산병원, 연세의료원 등 병원까지 최소 1200개의 기업이 AI역량검사를 실제 채용과정에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영상면접 평가는 종합평가에 반영되지 않지만 기업 측에 참고용으로 전달된다. 기업에 따라 3단계 검사 외에 프레젠테이션 전형도 둔다.

이날 기자가 취득한 종합 점수는 총 100점 만점에 69점. AI 역량 검사를 응시해보니 강점과 약점, 중요 가치관과 예측 점수 분포 등 다양한 지표를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취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에선 지난해 10월 기준 포천 500대 기업의 93%가 도입했을 정도로 AI 채용이 대세가 됐다. 서울시에선 39세 이하 서울 거주 청년 대상으로 AI 면접체험(성향검사, 영상면접, 전략게임)과 역량 검사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산더미처럼 쌓인 이력서 '뚝딱'…이제 AI가 숨은 보석 찾는다




기업들의 AI 채용 도입현황은/그래픽=김현정
기업들의 AI 채용 도입현황은/그래픽=김현정
2~3년전 디지털 헤드헌팅이 등장했다. 디지털 헤드헌팅이란 데이터, AI 기술 중심으로 채용 후보자를 검색·선발하는 것이다.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도 디지털 헤드헌팅을 도입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헤드헌팅을 적극 활용한 덕분에 고객사 요구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기업들이 채용을 의뢰하는 시점으로부터 5영업일 내에 적합한 후보자를 추천하는 비율이 6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디지털 헤드헌팅의 강점은 속도와 예측이다. 빅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인재와 포지션을 매칭할 수 있고 2~3주 소요됐던 수백만 명의 데이터 검색을 수십 분내로 줄일 수 있었다"면서 "리멤버, 링크드인, 기사 등에서 자료를 AI로 수집(크롤링)해 이직 후보군을 모으고 이중 프로필을 업데이트하는 이들을 체크해 이직 의사를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채용 시장에서 AI 활용은 점차 확대중이다. 리멤버가 국내 기업 채용 담당자 및 관리자 10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상반기 채용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올해 'AI 기반 채용'을 새로 도입하겠다는 응답자는 26.3%에 달했다. 대규모 지원자 관리나 데이터 기반 공정한 채용 등이 AI 기반 채용의 강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8월 기준 채용과정에 AI를 도입한 기업 220개사는 △이력서 스크리닝에 활용 51%(중복응답 포함) △후보자 평가(AI 면접) 28% △채용 공고 작성 24%에 활용중인 것으로 리멤버 조사 결과 나타났다. 효과로는 채용 속도(31%), 채용 정확도(22%), 비용 효율성(21%) 순으로 꼽았다.

한편 IT서비스 기업들도 AI 채용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해 SK AX가 SK텔레콤과 함께 만든 AI 채용 서비스는 같은 해 하반기 SK AX를 비롯해 SK텔레콤 (54,800원 ▲600 +1.11%), SK브로드밴드 등에 활용됐다. 서류 심사에서부터 필기, 면접, 합격 여부 고지, 오리엔테이션 안내까지 생성형 AI가 활용된다. LG CNS(LG씨엔에스 (71,000원 ▲1,500 +2.16%))도 최근 출시한 기업용 에이전틱 AI 플랫폼인 에이전틱웍스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채용 특화 AI 에이전트 사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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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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