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3만명, UPS 4.8만명…AI발 대량 해고 본격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번주 정리해고 대상자인 사무직 1만4000명에게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했다. 사무직 인력 35만명의 약 10%에 육박하는 3만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은 본사 관리직 18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전체 인력의 10%인 2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물류업체 UPS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난 22개월간 관리직 1만4000명과 현장 인력 3만4000명을 감원했다고 밝혀 충격을 던졌다.
AI는 인터넷 이후 가장 혁신적인 기술화이트 칼라 대량 해고 물결에는 미국 기업의 적극적인 인공지능(AI) 도입이 영향을 미쳤다. 경영진은 AI가 고액 연봉을 받는 화이트칼라 근로자가 해온 업무보다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길 기대한다. 투자자 역시 경영진에게 더 적은 인원으로 더 효율적으로 일할 것을 요구한다. UPS가 감원 사실을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반색하며 주가가 9% 넘게 반등했다.
1만4000명에게 해고 이메일을 보낸 베스 갈레티 아마존 인력경험·기술담당 수석 부사장이 최근 블로그에 올린 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회사가 잘 굴러가는데 왜 인력을 감축하느냐는 질문에 "AI는 인터넷 이후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고, 전보다 빠른 속도로 혁신할 수 있게 기업을 돕는다. 고객과 비즈니스를 위해 최대한 신속히 움직이기 위해선 더 적은 계층 구조, 더 많은 책임감을 바탕으로 더 간소화된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마존 감원을 높이 평가한 분석가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의 닐 사운더스는 이번 감원을 "아마존 기업 인력의 대대적인 정리"라며 "인적 자본에서 기술 인프라로의 전환점(티핑 포인트)"으로 규정했다.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100만명 감원 돌파 전망
올해 1~9월 미국 기업의 감원폭은 지난 36년간 5번째로 큰 규모로, 올 한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기업의 채용 규모는 20만5000명에 그치며 작년 대비 58% 쪼그라들었다.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CG&C)의 부사장 앤디 챌린저는 "현재 우리는 정체된 고용시장, 비용 증가, 그리고 혁신적 신기술이라는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이 같은 대규모 감원은 경기 침체기나 2005-2006년처럼 제조업과 기술 분야에서 일자리를 빼앗아간 자동화의 첫 물결이 몰아쳤던 때에나 발생했다"고 짚었다.
AI로의 인력 대체가 당장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도 "AI가 일자리, 적어도 좋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논의가 미래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이미 AI가 지식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을 수 있다는 여러 징후가 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발표한 'AI 활용: 직업에 대한 생성형 AI의 적용 가능성 측정'(Working with AI: Measuring the Applicability of Generative AI to Occupations) 연구는 사무 및 행정 지원, 사업 및 재무 운영, 관리, 영업 관련 직종을 AI가 대체할 상위 직업군으로 분류했다.
AI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직업은 없다. 지난 9월26일 미국 아칸소주 벤턴빌 월마트 본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더그 맥밀런 월마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모든 일자리를 바꿀 것"이라며 "AI가 바꾸지 않을 직업을 나는 생각해내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업 주요 기사
- 기사 이미지 "나 정도면 대기업 가능?" 자신만만 면접…AI 앞에서 탈탈 털렸다
- 기사 이미지 중국, '인공지능+' 정책 발표…"AI, 경제·사회 전 분야에 접목"
- 기사 이미지 부자 지도도 바꿨다…"뉴욕보다 억만장자 많은 미국도시 있다"
- 기자 사진 김재현 전문위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