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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벤처투자가 보유 중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리디의 지분가치를 16% 이상 감액했다. 리디의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신규 투자로 부채가 늘어나자 장부가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리디의 주요 투자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보유한 리디 지분 5.27%(7만7022주)의 장부가는 4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지난해 말 489억원보다 16.7% 줄어든 수치다. 해당 지분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고유계정으로 투자한 것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반기마다 장부가를 재산정한다. 이번 평가 기준으로 리디의 기업가치를 역산하면 약 7598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9118억원에서 1520억원 감소했다. 유니콘 기업가치 기준인 1조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장부가 하락 원인으로는 지속적인 영업손실, 신규 투자에 따른 부채 증가 등이 꼽힌다. 리디 역시 결손금 확대, 해외 법인 투자 확대로 인한 부채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리디의 지난해 말 결손금은 1864억원으로 전년(1757억원) 대비 107억원(6.1%) 늘었다. 북미·일본 등 해외 사업 확장 과정에서 투자를 확대한 점도 자산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디는 북미에서 웹툰 플랫폼 '만타(Manta)'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말 미국 법인 '만타USA'는 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00% 출자 자회사 '리디 재팬'을 설립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리디 재팬은 웹툰 사업으로 축적한 IP(지적재산권) 활용 노하우를 단편 드라마 제작에 접목해 일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리디 관계자는 "만타에 이어 올해 일본에서 칸타(Kanta) 서비스를 선보이며 숏드라마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리디의 숏드라마 플랫폼 칸타(Kanta)/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리디는 해외 진출을 통한 외연 확장을 제2의 도약점으로 삼고 있으며 국내 사업은 매출 증가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영업수익은 2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7.3%(158억원) 늘었고, 영업손실은 269억원에서 79억원으로 70.6%(190억원) 줄었다. 당기순손실도 289억원에서 112억원으로 61.2%(177억원) 감소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장부가는 일반 회계 기준에 따라 반영되는 것으로 기업가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하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리디에 대한 투자 관점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반기 기준 장부가 400억원은 2011년 취득가 33억원을 상회한다.
한편 리디는 2022년 싱가포르투자청(GIC), 산업은행, 엔베스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2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1조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이 됐다. 당시 투자 라운드는 프리IPO 성격으로 상장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됐으나 구체적인 상장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리디 관계자는 "해외 진출 사업 안착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