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금융시장 핫이슈 '스테이블코인'…기회 잡는 韓 스타트업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07.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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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 기대감, 관련 사업 뛰어드는 스타트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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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테이블코인이 전세계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기존 가상자산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상품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시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이러한 안정성 덕분에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정산 시스템과 자산 토큰화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특히 기존 금융 시스템의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를 혁신함으로써 디지털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아직 규제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이지만, 다양한 산업에 걸쳐 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이 강력하다는 점에서 전통 금융권과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들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결제를 넘어 금융의 작동 방식을 기술로 재설계"


/그래픽=김다나
/그래픽=김다나
20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핀테크 외환 플랫폼 트래블월렛은 최근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아발란체(Avalanche)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원화 가치에 일대일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및 프로그래머블 스테이블코인 개발에 나섰다.

프로그래머블 스테이블코인은 사전에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계약 기반 디지털 화폐다. 에스크로, 대금 지급, 할부 결제 등 자금 이동을 블록체인상에서 자동화해 처리할 수 있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내외 온오프라인 연동 결제, 기업 대상 B2B 정산 및 금융 자동화 솔루션 등 다양한 차세대 금융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는 "디지털 결제를 넘어 금융의 작동 방식을 기술로 재설계하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오픈에셋은 안랩블록체인컴퍼니와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대한 기술검증(PoC)을 완료했다. 은행 테스트 계좌등록·원화 스테이블코인 충전을 통해 결제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검증해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입증한 첫 사례다.

오픈에셋은 2023년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KRWO'를 등록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왔다. 김경업 오픈에셋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력은 단순한 상표권 선점이 아니라 실사용 기술력과 제도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에 달려 있다"고 했다.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댁스(BDACS)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염두에 두고 2023년 'KRW1', 'KRW-ONE'를 일찌감치 상표 출원해 등록을 마쳤다. 올해 초에는 'KRW-1'도 상표 등록했다.

비댁스는 기존 은행과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의 역할이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커스터디 영역에도 사업 확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제도화 논의를 주시하면서 규제에 맞는 인프라 제공과 신뢰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대신 '인프라 기술' 집중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6월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가 금융규제 수준이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하고, 점진적으로 비은행 부문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스1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6월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가 금융규제 수준이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하고, 점진적으로 비은행 부문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스1
올해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에 성공한 헥슬란트는 기존 가상자산 지갑 인프라 서비스 '옥텟'의 스테이블코인 전용 버전인 '옥텟 스테이블'을 선보였다. 이는 USD코인(USDC)이나 테더(USDT)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 입출금에 특화된 API형 지갑 솔루션을 제공한다.

사용자용 지갑 서비스 '오하이월렛'에도 스테이블코인 연결 기능이 추가됐다. 헥슬란트는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보다 결제·보관·송금 인프라와 API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법인고객 위주로 신뢰도 높은 스테이블코인 관리 환경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핀테크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진출을 염두에 두고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태국 스테이블코인(STBC) 프로젝트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비피엠지(BPMG)는 블록체인 기술·솔루션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STBC는 태국 바트 또는 미국 달러를 일대일로 예치해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차지훈 비피엠지 대표는 "앞으로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디지털 결제 분야에 대한 기술 영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디에스알브이(DSRV)는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결제 API '스파이크'(SPIKE)를 발표했다.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충전하는 것부터 결제와 지급·정산까지 돕는 서비스다.

DSRV는 싱가포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XSGD' 발행사인 스트레이츠엑스와 함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상환기술을 개발하고, 국경 간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으로 협력을 추진 중이다.


토스·두나무·빗썸 등 대형 기업들도 참전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개발사 이아이옵(EIOB)은 블록체인 지갑 스타트업 아이오트러스트 및 런던증권거래소와 협력해 파라과이 내 협동조합 대형 자산을 스테이블코인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실물 화폐와 금융 자산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금융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이아이옵은 다음달 유엔개발계획(UNDP)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블록체인 해커톤에 참여해 UNDP 사업에 부합하는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구조 설계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국내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도 최근 적극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다수 출원하며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자결제 사업을 하고 있는 토스페이먼츠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넷마블의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와 비공개 미팅을 진행하며 게임 생태계에서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 자회사 토스뱅크는 은행권을 주축으로 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협의체에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빗썸은 직접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기보다는 협업을 통해 시장에 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두나무는 네이버페이와 제휴해 스테이블코인 사업 협력 계획을 밝혔고, 빗썸은 협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스테이블코인 사업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스테이블코인의 99% 이상이 달러 기반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늦어지면 달러 패권이 더 강해지고 원화 주권이 달러에 종속될 수 있다"며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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