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세대 VC 대성창업투자의 '위기'를 바라보며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4.01.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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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문을 연 1세대 벤처캐피탈(VC) 대성창업투자가 위기다. 지난해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를 받아 만들기로 한 600억원 규모의 콘텐츠펀드 결성을 철회한데 이어 올해 초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추진한 1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 혁신펀드 결성도 철회했다.

연이은 펀드 결성 철회로 대성창투는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각각 1년, 3년의 출자사업 참여 금지 처분을 받게 됐다. 40여년 역사의 VC가 체면을 단단히 구긴 모양새다.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대성창투 내 핵심인력들이 줄이탈 하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정무현 이사가 지난해 말 대성창투를 떠났고, 박근진 대표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대성창투 투자를 이끌었던 그룹장들도 조만간 퇴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흐름 역시 좋지 않다. 2023년 1~9월 대성창투의 영업수익은 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4% 줄었다. 이중 주요 영업수익원인 투자조합수익이 98억원에서 45억원으로 감소했다.

펀드 결성을 철회한 이유는 민간 매칭 출자자(LP)를 찾지 못해서다. 벤처투자 혹한기가 길어지면서 민간 LP 찾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9월 민간부문 벤처펀드 출자액은 7조28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6% 줄었다.

같은 기간 정책금융 벤처펀드 출자액은 1조1639억원으로 39.3% 줄었다. 정책금융 감소율이 더 크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감소폭으로 봤을 때 민간부문 위축에 따른 충격이 훨씬 더 크다.

특히, 민간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기관(산업은행 제외)과 일반법인의 출자액이 각각 9251억원, 9765억원 줄었다. 정책금융 벤처펀드 결성을 위한 매칭 출자액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중기부는 그동안 민간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민간 벤처모펀드 결성을 위한 규정을 마련하고, 기획재정부와 협력해 세제혜택안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이같은 일시적인 정책으로 벤처투자 혹한기를 이겨내긴 쉽지 않다. 설령 민간 벤처모펀드가 활성화된다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매칭 LP 확보 문제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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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벤처투자를 활성화하려면 벤처펀드를 그만큼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주목적 투자와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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