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도 남는게 없다" 치킨 원가 논란, 로봇치킨 보급 기회될까

김건우 기자 기사 입력 2022.09.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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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디에스피가 개발한 튀김 자동화 로봇 티기고
치솟는 물가에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의 6990원 '당당치킨'이 치킨 원가 논쟁을 일으켰다. 홈플러스가 당당치킨이 역마진 상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의 원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현재 빅3 프랜차이즈(교촌·BHC·BBQ)의 치킨 메뉴는 1만6000원~2만원대 수준이다.

1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전일(8월31일)기준 1kg 기준 생계가격은 1990원(中 사이즈)이고, 생계를 도축한 도계가격은 3500원 수준이다. 도축된 닭은 프랜차이즈 업체에 1000원 정도의 마진이 붙어 4500원에 공급된다. 당당치킨은 4500원에 공급된 닭에 튀김 반죽을 묻혀 기름에 튀긴 뒤 소비자에게 선보인다.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는 공급받은 닭에 다시 마진을 붙여 가맹점에 공급하고, 가맹점들은 인건비, 임대료, 가스비, 전기세, 배달비 등을 부담한다. 가맹점들이 팔아도 남는 게 별로 없다며 볼멘소리하는 이유다. 결국 가맹점이 스스로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밖에는 없다.
로보아르테의 롸버트 치킨/사진=롸버트 치킨 인스타그램
로보아르테의 롸버트 치킨/사진=롸버트 치킨 인스타그램


1인 창업 가능한 롸버트 치킨, 연내 30개 가맹점 목표


자영업자가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최근 주목받는 것이 조리로봇이다. 이미 식음료(F&B) 분야의 로봇 도입은 보편화되고 있다. 매장의 주문, 서빙, 퇴식을 수행하는 서빙로봇을 찾아볼 수 있고, 로봇 카페 비트는 15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 업종에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신생기업) 로보아르테가 지난달부터 '롸버트 치킨'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현재 서울 논현, 서초, 잠실 등 7개 직영점을 운영 중이고, 9월 1호 가맹점 성수점이 오픈한다. 연내 30개의 가맹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 9월 설립된 로보아르테의 롸버트 치킨은 1인 창업과 균일한 맛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보통 치킨집 창업은 2인 이상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반죽을 만들어 닭에 묻히면, 다른 사람이 쉴새 없이 닭을 튀겨야 한다. 하지만 175도의 기름에 닭을 튀기는 과정에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 조리를 할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다.

롸버트 치킨은 33㎡(10평) 규모로, 배달 위주의 매장이 중심이다. 1대의 로봇은 시간당 50마리까지 조리할 수 있다. 동일한 시간 동안 조리해 튀김의 바삭한 식감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 치킨을 튀기는 전 과정을 로봇팔이 자동으로 수행하고, 점주는 반죽 과정, 포장, 손님 응대만 하면 된다. '롸버트 후라이드', '후추를 후추후추' 등 7가지의 치킨 메뉴를 갖고 있다.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경쟁할 수 있도록 자체 연구개발(R&D)팀을 통해 다양한 맛의 치킨을 개발하고 있다"며 "내년 100호점 개점을 목표로 가맹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보아르테는 지난 5월 사업성을 인정받아 7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GS리테일, IBK기업은행,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메가인베스트먼트, 신용보증기금이 참여했다.
영우디에스피가 개발한 튀김 자동화 로봇 티기고


삼성도 인정한 기술력, 튀김로봇 '티기고'도 출격


연 매출액 1000억원의 코스닥 상장사 영우디에스피도 최근 튀김 자동화 로봇 티기고(Tigigo) 개발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검사장비를 만들던 기술력을 조리로봇으로 옮겨와 효율성이 뛰어난 튀김로봇을 만들었다. 보통 조리로봇들은 다관절 로봇팔로 돼 있지만 티기고는 특수 제작한 로봇팔을 적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관절 로봇팔은 공간을 차지하는 비중이 큰 단점이 있다"며 "튀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증기로 로봇팔의 잔고장 발생이 많아 심플한 구조의 방식으로 로봇팔을 자체 개발했다"고 말했다.

특히 티기고는 영업시간 중간에도 언제든지 신속하게 기름을 정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보통 치킨을 튀기는 기름을 교체하려면 조리를 중지한 뒤 기름을 배출하고 다시 넣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반면 티기고는 버튼을 누르면 20초 동안 자동 여과 과정을 통해 기름의 튀김 잔여물을 걸러준다. 기름을 교체하지 않더라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티기고의 자동정제 기능을 사용하면 월 대두유 18리터를 사용하는 매장을 기준으로 할 때 최대 약 40%의 기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기름 온도를 낮추지 않고 정제가 가능해 매장의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영우디에스피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의 기술력을 사후관리(AS) 서비스에도 녹여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고장을 모니터로 실시간 체크하듯, 티기고도 외부에서 고장 체크 및 초기화 등을 할 수는 원격 모니터링 기능을 갖췄다. 일별, 월별 조리량을 분석하는 빅데이터를 제공해 점주들의 재고관리도 도와준다.

영우디에스피는 자체 가맹 사업이 아니라 기존 프랜차이즈와 협업을 통해 티기고를 보급할 계획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별 맞춤 티기고 제작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이 관계자는 "티기고는 조리 자동화로 점주들의 비용 절감 및 균일한 조리를 실현하고 있다"며 "1시간 내 현장 설치 및 운용이 가능하고, 보수 부품이 거의 없는 강점으로 조리 로봇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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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디에스피가 개발한 튀김 자동화 로봇 티기고
영우디에스피가 개발한 튀김 자동화 로봇 티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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