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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구 피치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기존과 비교해 최대 90% 할인받아 여행할 수 있도록 하면 외국인들도 혹할 수밖에 없는, 한국에 올 수밖에 없는 여행을 만들 수가 있다."
전북 전주를 기반으로 한 트래블테크 스타트업 '피치'의 강선구 대표는 "AI(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여행 패스권을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행을 누릴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치의 여행 패스권은 지역의 다양한 여행 관련 상품을 기프티콘 형태로 만든 패키지 상품이다. AI가 고객의 취향에 맞춰 큐레이팅하고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특징으로, 피치는 이 패스권을 통해 최대 90% 할인받는 여행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실제로 풀빌라, 요트 낚시, 회, 홍게 무한 리필 등이 포함된 여행상품이 단 7만9000원에 오픈되기도 했다. 추후에는 저렴한 가격에 더해 과메기 같은 지역 특산 음식이 숙소로 배달되는 서비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강선구 대표는 "파격적 할인이 가능한 것은 공급자와 소비자의 상생 구조에 있다"며 "예를 들어 숙박업주의 경우 숙소를 공실로 두면 그날의 가치가 '0'이지만 피치를 통해 없던 수요를 창출하면 신규 수익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소상공인의 재고를 없애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파격적 할인 모델은 여행을 가지 않으려던 관광객이나 외국인의 유입을 유도한다"며 "이는 지역에 머물며 소비하는 장기 체류형 관광객과 생활용 인구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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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가심비 모두 충족, 간편히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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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피치 사업의 영감은 2013년 알래스카 크루즈 신혼여행에서 시작됐다. 강 대표는 당시 선상 파티에서 턱시도, 기모노, 치파오 등 외국 의상이 드레스코드로 지정됐으나 한복을 입고 온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접하고 직접 한복의 가치를 전세계에 알리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는 한복을 입고 캐나다와 미국을 일주하며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렸고, 외국인들이 한복에 대해 '예쁘다'거나 '스페셜하다'는 반응을 보일 때 엄청난 가능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 경험은 곧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졌다.
강 대표는 위메프에서 근무하던 시절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시간제로 대여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하루 동안 입는 것을 1시간 단위로 나눠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이를 확장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것으로 범위를 넓힌 것이 지금 피치의 사업모델이다. 현재 네이버와 자사몰 '기프트립'(Giftrip)에서 전주·군산·포항·남원 등 다양한 지역의 여행상품을 판매 중이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공동구매도 활용한다.
강 대표는 "비싸고 부담스러운 여행이 아닌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충족하며 복잡한 준비 과정 없이 간편하게 떠날 수 있는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여행이라는 것이 피곤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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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전북대서 기술이전…AI 기술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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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가 보유한 경쟁력의 중심에는 AI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피치는 서울대학교와 전북대학교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아키텍처 기반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상품의 재고 관리 및 구매자 매칭 시스템을 구축했다.
강 대표는 "인플루언서들이 실제로 다녀갔던 여행 코스를 분석해 구매자들에게 시간과 동선을 아낄 수 있는 최적화된 경로를 제안한다"며 "구매자가 요청하는 입력값을 넣으면 GPT가 해당 구매자의 취향에 가장 맞는 여행을 큐레이팅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그는 "지역의 숨겨진 맛집이나 체험 상품을 패키징하고 지역 농수산물로 만든 제품을 숙소에 배달하는 푸드테크 시스템까지 확장할 것"이라며 "MZ세대부터 시니어·외국인 등 다양한 고객층에게 건강 상태와 취향에 최적화된 푸드·여행·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피치는 웰니스와 푸드테크를 결합한 플랫폼의 경쟁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월드 푸드테크 스타트업 투자유치 IR 경진대회'에서 농촌진흥청장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우리금융지주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디노랩'(DinnoLab) 전북 1기에 선정돼 우리금융 임직원 복지몰 입점 등 실질적인 판매 성과도 창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국적 인지도와 유통 채널 확대를 도모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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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에 물려줄 수 있는 지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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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구 피치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강 대표는 매일 한복을 입고 다니며 몸소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그는 "외국인들은 비싼 한국 물가 때문에 쉽게 여행을 오기 어렵지만, 피치의 90% 할인 여행상품이 많아지면 외국인들도 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강 대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여행의 비용과 피로도를 낮추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의 선순환을 만들면서 궁극적으로는 한국 문화(K-컬처)를 세계에 알리고 기후 변화까지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그는 "트래블테크나 핀테크, 푸드테크는 궁극적으로 기후테크로 통합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기술을 활용해 더 쉽고 편리하게,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건강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2~3세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지구를 만들어가야 하고, 그런 사업을 해야 한다"며 "혁신 기술과 K-컬처를 기반으로 글로벌 성공을 이루고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 임팩트를 남기는 기업이 된다면 애플, 카카오, 다음은 피치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