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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벤처투자 물꼬 텄다더니…상생협력기금, 펀드 출자 '0원'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5.10.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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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출연 추이/그래픽=이지혜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출연 추이/그래픽=이지혜
정부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상생협력기금)의 벤처펀드 출자를 허용했지만 실제로 출자된 금액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낼 별다른 유인책이 없는 데다 정책 홍보도 부족해 기업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상생협력기금의 벤처펀드 출자가 허용된 지난해 6월부터 이날까지 상생협력기금에 출자된 벤처펀드 금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생협력기금은 대·중견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출연하는 기금이다. 협력사의 성과 인센티브, R&D(연구개발) 지원 등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용도에서 출연 기업이 선택할 수 있다.

중기부는 지난해 6월 상생협력촉진법 시행령을 개정해 기금 용도에 '벤처펀드 출자'를 추가했다. 상생협력기금이 2023년 3870억원, 2024년 2324억원 등 매년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출연되는 만큼, 벤처투자시장에 민간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기금에 출연해서 벤처펀드에 출자하면 세제혜택과 동반성장지수 평가 우대 등인센티브가 제공되는 만큼, 벤처펀드 출자를 위해 출연 규모자체를 늘릴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기금을 벤처펀드에 출자하기로 한 기업은 없었다. 기업들의 외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중기부가 올해 3월 기금 출연기업 등 500여개사를 대상으로 관련 수요를 조사했는데, 기금 용도로 '벤처펀드 출연'을 선택하겠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벤처펀드 출자를 통한 상생협력기금의 출연 확대 효과도 없었다. 올해 7월까지 조성된 기금 규모는 1125억원으로,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출연된 금액은 지난해에 이어 2500억원 이하에 그칠 전망이다. 상생협력기금 출연금은 2022년 436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벤처투자업계는 중기부가 상생협력기금의 벤처펀드 출자에 별다른 인센티브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기금 사업들이 협력사에 즉각적인 지원 효과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벤처펀드 출자로는 즉각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굳이 벤처펀드 출자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상생협력기금을 벤처펀드에 출자하면 한국벤처투자가 이를 '상생협력모펀드'로 만드는 구조"라며 "LP(출자자)로서 투자 결정권 등이 없어 대·중견기업엔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중기부의 홍보 부족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기부는 시행령 개정 후 1년 4개월여간 기업 대상 설명회를 2회밖에 진행하지 않았다. 그마저도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 248개사를 대상으로 상생협력기금 제도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을 하면서 제도 개선 사항을 알리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강승규 의원은 "상생협력기금을 벤처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투자 혹한기에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내놓았던 고육지책이었다"며 "중기부가 세부적으로 제도를 다듬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투자유치 어려움을 겪는 벤처·스타트업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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