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료=박현규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연구팀국내 액셀러레이터(AC)들을 정부 정책이나 시장환경에 대응하는 방식 등을 기준으로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는 연구가 제시됐다. '창업기획자'라는 AC 라이선스는 똑같아도 성향은 다를 수 있다. 이런 차이를 활용하면 AC 업계 경쟁력을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현규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액셀러레이터 유형 분류 : 제도이론을 중심으로' 논문을 기업가정신연구 학술지에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국내 AC 업계가 어떤 요인으로 유형화되고 있고, AC들은 어떤 성장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 정부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다뤘다.
연구진은 국내 AC를 스타트업 업계, 정부, 글로벌 시장환경 등 외부요인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얼라인형 △하이브리드-그로쓰형 △매버릭형 △가치기반형 △상징형 등 5가지 유형이 도출된다.
'얼라인'형은 모회사가 있거나 정부가 산하에 두고 있어 모회사·정부의 방향에만 주로 영향을 받는 AC 유형이다. 비교적 안정적이고 보육, 발굴 등을 지향하는 특성을 보인다. 컴퍼니엑스, 슈미트,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창조경제혁신센터, 더인벤션랩 등이 속했다.
연구진은 "얼라인형은 핵심 자원을 제공하는 모회사,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밀접한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며 "비교적 안정적 재원이 확보돼있기 때문에 수익 추구보다는 보육, 투자메칭, 초기기업 발굴 등 업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분석했다.
하이브리드-그로쓰형은 투자, 펀드운용, 정부 지원사업 위탁운영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종합 AC 형태다. 이렇다보니 주어진 제도적 환경을 잘 따르고 초기 기업 발굴·보육 등 AC 본연의 역할에도 집중한다. 씨엔티테크, 인포뱅크, 탭엔젤파트너스, 와이앤아처 등이 해당한다.
연구진은 하이브리드-그로쓰 유형에 대해 "복합적 수익모형을 추구하기 위해 학계, 연구계, 정부 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폭넓게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도적 환경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방식을 찾는 AC는 매버릭형으로 분류됐다. 벤처스튜디오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거나 벤처캐피탈(VC)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등 기존 AC들과 다른 성장 방향을 찾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했다. 연구진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퓨처플레이, 매쉬업벤처스 등을 매버릭형으로 꼽았다. 박현규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연구팀
가치기반형은 기후위기, 사회양극화, 경제불평등 등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려는 소셜벤처를 발굴·육성하는 AC들의 유형이다. 재무적 수익추구와 함께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엠와이소셜컴퍼니, 소풍벤처스, 크립톤, 파인드어스 등이 가치기반형으로 분류됐다.
끝으로 상징형은 기수제 배치 프로그램 등 해외의 AC 프로그램들을 국내에 도입해 초창기 AC 생태계를 조성한 곳들이다. 스파크랩, 프라이머, 앤틀러코리아 등이 여기에 해당됐다. 연구진은 "상징형 AC들은 팁스 같은 정부 지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민간주도적 액셀러레이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유형 분류가 초기 창업생태계 지원 정책을 기획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초기 창업생태계가 탄탄해지기 위해선 이들의 보육을 담당하는 AC의 활성화가 필요한 만큼, AC들을 유형별로 다양하게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내년이면 중기부가 AC를 '창업기획자'로 제도화한 지 10년"이라며 "이에 맞춰 국내 AC 업계가 어떤 식으로 성장하고 어떤 점을 지향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석이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AC 경쟁력 강화 정책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