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엔젤투자리스트 최고위 과정 모집

사장님과 같이 사는 진짜 '집사 로봇'…현관 마중 나오고 청소 '척척'

송지유 부장 기사 입력 2025.10.08 10:0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SF영화 소재에서 현실로 다가온 휴머노이드 로봇
빨래 개놓더니 설거지까지…'로봇 집사시대' 열리나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사람 형태의 로봇 '휴머노이드' 개발 속도가 빠르다. 최근엔 산업현장뿐 아니라 가정에서 집안일을 돕는 로봇의 모습이 잇따라 공개돼 눈길을 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이 탑재된 사람 형태의 로봇 '휴머노이드' 개발 속도가 빠르다. 최근엔 산업현장뿐 아니라 가정에서 집안일을 돕는 로봇의 모습이 잇따라 공개돼 눈길을 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상과학(SF)영화 속 단골소재였던 휴머노이드 로봇을 일상에서 만날 날이 머지않았다.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생성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옮겨 붙으면서 그 진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빨라졌다. 틀이 갖춰진 산업현장에서 단순 반복 업무를 하는 로봇 이야기가 아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복잡한 집안일을 척척 해내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놀라운 활약상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피규어 02: "섬세한 터치 놀라워"



피규어AI가 개발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2'가 빨래를 개고 있다/유튜브 캡처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지난달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2'는 집안일을 하는 가정용 로봇 가운데 가장 진화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탁기에 빨래를 넣어 세탁을 마친 뒤 빨래를 개던 이 로봇은 식기세척기까지 능숙하게 사용하는 모습이 단연 화제가 됐다.
피규어 02가 별도의 프로그래밍 없이 자체 시각·언어·행동(VLA) AI 모델 '헬릭스'를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학습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피규어 02는 다리와 허리를 구부려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빼는 작업을 완벽히 수행했다. 또 한 남성이 "수건을 접어달라"고 부탁하자 이내 수건을 한 장씩 집어 테이블에 펼친 뒤 일정한 간격으로 접어 바구니에 담았다. 수건을 접을 때 살짝 접힌 부분을 손 끝으로 섬세하게 펼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피규어AI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2'가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고 있다./ 유튜브 캡처
피규어AI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2'가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고 있다./ 유튜브 캡처
브랫 애드콕 피규어AI CEO(최고경영자)는 "빨래 개기는 사람에겐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에겐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라며 "옷이나 수건은 변형이 자유롭고 모양이 계속 바뀌는 데다 손으로 잡아야 하는 위치가 한 곳이 아니어서 상당히 고도화된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규어 02는 다양한 모양의 접시와 컵 등을 집어 식기세척기에 차곡차곡 넣는 과제도 해냈다. 회사 측은 "식기를 세척기에 넣어 돌리는 것이 쉬워 보여도 로봇공학에선 어려운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며 "어지럽게 쌓인 식기 더미에서 같은 종류 식기를 분리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것, 미끄럽고 깨지기 쉬운 식기를 정밀하고 균일한 손가락 힘으로 다루는 것 모두 고난도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옵티머스: '청소·요리'하고 '춤'까지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주방일을 하고 있다./엑스 캡처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도 로봇 집사 시대를 열 대표 모델로 꼽힌다. 옵티머스는 요리·청소 등 집안일 뿐 아니라 음악에 맞춰 춤까지 춘다.

지난 5월 공개된 영상 속 옵티머스는 쓰레기통 뚜껑을 열어 쓰레기 봉투를 버리고, 빗자루로 바닥을 쓸거나 청소기를 돌린다. 또 주걱을 들어 가스레인지 위에 놓인 냄비 안을 휘젓거나 손가락에 힘을 줘 키친타월을 잡아 뜯는다. 전자레인지 버튼을 누르고 캐비넷 손잡이를 잡아 당겨 열기도 한다. 커튼을 치는 동작도 자연스럽게 수행한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가 쓰레기통을 열어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엑스 캡처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가 쓰레기통을 열어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엑스 캡처
현재 3세대 모델인 옵티머스의 특징인 모든 작업을 단일 신경망으로 수행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동작을 보여주는 1인칭 시점 영상을 통해 스스로 학습해 집안일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옵티머스의 모든 행동이 사람의 말과 같은 자연어로 내린 명령에 따라 스스로 한 것이라는 게 테슬라 측 설명이다. 이는 더 나아가 사람처럼 옵티머스가 동영상만으로 새로운 작업을 익힐 수 있고, 이는 데이터로 입력했을 때보다 학습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옵티머스는)역대 최대 제품"이라며 "테슬라 가치의 80%는 옵티머스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네오: 사장님과 같이 사는 진짜 집사


노르웨이 기업 1X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 홍보영상/유튜브 캡처
노르웨이 로봇기업 1X로보틱스가 개발한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는 오픈AI 투자를 받아 주목받은 모델이다. 회사 창업자인 베른트 뵈르니히가 집에 두고 직접 테스트하는 것으로 알려져 진짜 '집사 로봇'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1X로보틱스는 네오 베타의 후속작인 '네오 감마'의 모습을 공개했는데 영상 속 네오 베타는 청소기를 돌리고 빨래를 하는 등 다양한 집안일을 자연스럽게 해낸다. 전기포트의 물이 끓자 티백이 담긴 컵과 함께 뜨거운 물을 가져다 주는가 하면 주방 행주질, 유리창 걸레질도 한다. 현관까지 마중 나가 식재료를 들어주거나 식사 준비를 돕기도 한다.

이 로봇은 본체에 부드러운 니트 나일론 소재 옷을 입어 금속 재질의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훨씬 친근한 모습이 특징이다. 이 같은 소재는 로봇과의 접촉에서 부상을 입거나 가전·가구가 망가지는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자율적으로 작동이 안되는 점, 배터리 수명, 와이파이 연결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뵈르니히 CEO는 "네오 감마는 조만간 휴머노이드 로봇 사용을 희망하는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실제 가정에 배치돼 사람들과 생활하며 계속 학습하게 될 것"이라며 "실제 상용화는 모든 안전 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기업 1X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 /사진=유튜브 캡처
노르웨이 기업 1X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 /사진=유튜브 캡처


불붙은 주도권 경쟁…상용화는 언제?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빠른 성장을 예측한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시장이 5조달러(약 7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는 2024년 기준 글로벌 자동차 산업 총 매출의 2배 수준이다. 맥쿼리는 2050년까지 가정용 휴머노이드 시장이 3조달러(약 4200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용화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모건스탠리는 2030년이면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정용으로 본격 보급돼 2040년 800만대, 2050년 63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비싼 가격, 까다로운 데이터 수집 등으로 상용화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부정적인 분석도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가 지난 8월 발간한 휴머노이드 관련 보고서는 향후 3~5년간 물류·제조 분야 로봇 보급이 주를 이루고,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이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보급되기까지는 10년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휴머노이드로봇' 기업 주요 기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