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 명령하면 어디 때릴지 파악해 '퍽'…중국서 첫 로봇 격투대회

김재현 전문위원 기사 입력 2025.05.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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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관영TV에서 세계 첫 로봇격투 대회를 선보이며 휴머노이드 로봇 대중화에 발벗고 나섰다. 올들어 중국은 10억명이 넘는 중국인이 시청하는 설날 갈라쇼 프로그램에 로봇의 칼군무를 선보이고, 로봇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등 올해를 휴머노이드 로봇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로봇 격투대회 장면/사진=중국 중앙(CC)TV 유튜브 캡처

26일 중국 중앙(CC)TV에 따르면 전날 CCTV가 소속된 국영 미디어회사 중국중앙방송총국(CMG·차이나 미디어그룹)은 저장성 항저우에서 'CMG 세계로봇대회 격투대회'를 개최했다. CCTV가 방영한 이날 경기에서는 설날 갈라쇼 프로그램에서 칼군무를 선보인 유니트리의 로봇 'G1'으로 격투대회를 진행했다. 항저우에는 유니트리 본사가 있다.

G1은 키 130㎝, 무게 35㎏이며 23개의 자유도를 갖췄으며 최대 관절 토크가 90뉴턴미터(Nm)에 달한다.

이번 대회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연 부문과 4개 팀이 격투 대회를 벌여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격투 대회는 링 밖에서 비전문가인 인플루언서 4팀이 로봇을 조종해 치러졌고, 각 2분 3라운드의 경기에서 포인트를 많이 얻는 쪽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머리와 몸통 타격을 할 경우에만 득점이 인정되며 손을 이용한 공격은 1점, 다리를 이용한 공격은 3점이 주어졌다. 로봇은 격투기 선수처럼 글러브와 머리 보호대(헤드기어)를 착용했다.

로봇 격투대회 장면/사진=중국 중앙(CC)TV 유튜브 캡처
로봇 격투대회 장면/사진=중국 중앙(CC)TV 유튜브 캡처
경기 시작 전 사회자가 음성 통제(사람의 명령을 따르는 것)와 팔로잉 모드(사람의 동작을 로봇이 따라하는 것)를 선보였지만, 실제 격투대회에서는 4팀 모두 조종기로 원격 조종했다. 다만 원격 조종은 장난감 자동차 등을 다루듯 동작 하나하나를 조종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컴퓨터학회의 스마트 로봇 전문위원회 위원인 저우디 교수는 대회에 사용된 원격 조종은 장난감 조종 시스템과 다르다며 "조종자가 '훅', '킥' 등 명령을 내리면 로봇의 감지 시스템이 상대 위치를 파악해서 실행가능한 전략 경로를 생성하며 마지막으로 제어 시스템이 동작을 완성한다"고 현지 매체 제일재경에 설명했다.

이번 격투 대회에서 G1 로봇은 스트레이트 펀치, 잽, 훅, 킥, 피하기 등 격투 선수들에게 배운 9가지 격투 동작을 선보였다. 로봇들은 충돌, 균형 상실, 넘어질 때 동작제어 및 인식 지연 등 문제를 노출했지만 충격 저항, 다중모드 인식 및 빠른 복구 능력도 보여줬다.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앞뒤로 이동하며 공격 기회를 꾸준히 탐색했으며 쓰러진 뒤에는 모두 5초 안에 일어나는 등 빠른 반응속도를 보였다. 격투 이후 로봇들은 겉에 흠집이 생기는 등 '부상'을 입었다.

로봇 쇼처럼 보였지만 이번 대회는 최근 하프마라톤 대회처럼 엔터테인먼트 형식을 빌려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성능을 공개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중국 측의 의도가 담겼다. 저우 교수는 "이번 격투대회는 로봇의 동적 모션 제어와 실시간 감지의 부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 기자 사진 김재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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