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A씨(48)는 명절이 부담스럽다. 거래처와 임직원까지 수백여명에게 선물을 보내는데 주소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무척 번거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용이 더 들더라도 주소 확인을 대신 해주는 백화점을 이용하고 싶지만 '절약'을 강조하는 대표의 말에 다시 전화기를 잡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연휴를 시작하면 풀이 무성한 산소를 찾아야 한다. 추석 차례상과 밀린 청소, 설거지 등 집안일도 처리해야 한다. 연휴가 가기 전에 유명 맛집이라도 다녀오고 싶지만 그럴 기분도, 기운도 남지 않는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PMI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추석 연휴 인식 조사'에 따르면 연휴가 기다려지지 않는 이유로는 '비용 부담' (52.4%), '명절 준비 과정' (42.7%), '피로·스트레스'(40.2%)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즐거워야 할 명절에 반복되는 '일 아닌 일'이 삶의 질을 해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명절 선물부터 벌초, 가사, 음식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플랫폼 위펀은 기업 전용 선물 솔루션 '선물24'를 운영한다. 선물24는 이름과 전화번호만으로 선물 배송이 가능하다. 아울러 수취인이 선물을 고를 수도 있다. 인사 담당자와 실제 선물을 받을 이들의 인식 차이를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비스 이용 수수료도 없다. 선호도 조사도 병행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취향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편의성 덕분에 선물24를 이용하는 기업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엔딩테크 스타트업 메모리올은 벌초 대행 서비스인 '조상님이발'를 운영한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이나 전화로 간편하게 벌초를 신청하고 진행 결과를 사진으로 받아보는 서비스다. 전국에서 벌초 전문가에게 서비스받을 수 있다. 메모리올은 서비스와 이장·개장, 묘역 관리 등 묘소 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조상님복덕방'도 운영한다.
추석 상차림과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곳도 있다. 집반찬연구소는 추석을 맞아 100% 수제방식으로 만든 '추석집밥세트'와 '추석 차례상'을 출시했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해 당일 만든 음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편의성 덕분에 누적회원 37만명,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프레시지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인기를 끈 여경래, 최현석, 박은영 세프와 협업한 제품과 워커힐 호텔에서 파는 떡갈비도 출시했다. 집에서 간편하게 유명 쉐프 등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라이프케어 플랫폼 '청연'을 운영하는 생활연구소는 가사 청소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미혼남녀라면 긴 연휴를 이용해 데이팅앱을 이용해볼 수도 있다. 데이팅앱 '위피'를 운영하는 엔라이즈는 추석을 맞아 '추석 핫플 친구 찾기' 기능을 선보였다. 지역별 유명한 관광지를 소개하며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명절 DAU(일간 활성화 이용자수)는 전월 대비 20% 가량 늘어나고, 매출 역시 2배 가까이 증가한다.
엔라이즈 관계자는 "휴일이 길어지면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심리적 동기가 강해져 신규 가입과 서비스 이용률이 동시에 높아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