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 오세훈 서울시장, 데이빗 퍼거슨 와이즈키(WISeKey) 부회장, 로익 아몽 실스크(SEAL SQ) 최고운영책임자가 22일 서울에서 MOU를 체결했다./사진=서울시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서울시와 글로벌 양자(퀀텀) 보안기업 실스크가 국내에 양자보안 반도체 개발을 위한 R&D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데이빗 퍼거슨 와이즈키 부회장, 로익 아몬 실스크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이 같은 내용으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실스크는 국내 기업과 합작투자 방식으로 3000만달러 이상 투자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양자보안 인프라 확충, 전문인력 양성, 기술지원 등에 나선다. 실스크는 스위스 기반 양자보안 반도체 기업으로, 와이즈키는 실스크의 모회사다.
글로벌 정치경제 질서가 격변하는 가운데 인재와 자본을 끌어들이려는 세계 주요 도시들의 투자유치 경쟁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실스크 MOU를 시작으로 22-23일 이틀간 제4회 서울투자자포럼(SIF)이 열려 출자기관(LP), 운용사(GP), 패밀리오피스, 중동 투자자 등 세계 70여곳 투자자들이 집결했다. 오 시장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서울에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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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업 실스크도 손잡아…오세훈 "서울에 안심하고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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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을 주도한 인베스트서울은 서울시의 해외투자유치 전담기구로 그동안 투자유치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비상장사)으로 성장한 퓨리오사AI는 2023년 포럼에 참여해 미국 VC로부터 투자 받았다. 올해 포럼은 4년차로 기존 행사 대비 프로그램과 참가자 구성이 더욱 다양해졌다. 특히 중동 투자자 IR 세션이 신설됐으며 아부다비의 전문 투자사 TEG, 스마트 교통 시스템 운영사 ATS를 통해 서울의 인공지능·바이오·핀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중동 진출을 후속 지원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투자 MOU 및 서울투자자포럼에서 해외 투자자들과 만났다.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을 둘러싼 환경도 우호적이다. K-콘텐츠의 매력을 바탕으로 K-뷰티 등 특정 산업군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K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등 서울을 주요 배경으로 한 콘텐츠가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이 '케데헌 8경' 즉 케데헌 속 배경으로 등장하는 서울의 명소 8곳을 찾아다니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SIF 발제자로 나선 임정민 시그나이트 투자총괄은 "K-뷰티 기업들이 너무 잘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 계열 VC 시그나이트는 뷰티, 패션, 소비재 기업에 투자해 왔다. 관련 분야 국내 스타트업들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이틀간 포럼에 참여한 해외 VC들은 서울 기업들과 후속 미팅을 요청하고 있다. 인베스트서울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규모라면서도 "이들의 투자 검토 금액은 2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인베스트서울은 이 같은 상황을 적극 활용, 서울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투자처로 인식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2025 서울투자자포럼 (Seoul Investors Forum)/그래픽=이지혜때마침 서울시는 투자촉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달 말 서울투자진흥재단을 출범한다. 재단이 출범하면 인베스트서울이 해외 투자유치 유망기업을 지원해 온 '코어기업' 프로그램 등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인베스트서울은 2022년부터 연 100개 이상의 코어기업을 선정, 지금까지 총 420개사를 지원해왔다. 이를 통해 2900억원 이상의 해외 벤처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들 중 코스닥 상장사도 7개에 이른다.
물론 서울이 더욱 투자하기 좋은 도시가 되도록 중앙정부와 협력을 통해 각종 규제를 개선하고,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남은 숙제다. 김혜경 인베스트서울 투자마케팅 팀장은 서울투자자포럼에 대해 "수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서울의 역동적인 스타트업 생태계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곧 출범하는 서울투자진흥재단은 이번 포럼에서 만들어진 네트워크와 관심을 바탕으로, 더욱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