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닻 올린 AI 국가대표 선발전] ③
[편집자주] 한국형 '소버린AI'의 방향을 가늠할 AI 개발 프로젝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이 첫 발을 뗐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 학계와 연구계가 몰려든 가운데 누가 소버린AI 시대를 이끌 '국가대표 AI 기업'이 될지를 두고 시선이 쏠린다.

"국내 최우수 AI(인공지능) 인재가 한국을 떠나지 않고도 세계 최고의 AI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계기가 되길 바란다.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없어서 한국에서 AI 못한다는 이야기가 이제는 옛말이 되면 좋겠다."
황성주 KAIST(카이스트) AI대학원 교수는 학계와 산업계에서 바라보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의의를 이처럼 설명했다. 황 교수는 지난 10년간 AI 최고 국제학회에서 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한 국내 연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황 교수는 "국내 연구자와 스타트업들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 장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GPU를 자체 공급하는 건 불가능했다. 이번 기회로 한국에서도 드디어 무언가 제대로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구 현장에서 활발히 논문을 발표 중인 박사생들이 해외 빅테크의 취업 제안을 마다하고 이번 개발에 뛰어들기로 한 게 그 증거"라며 "(이번 사업은) 인프라에 목말랐던 AI 업계에 그만큼 큰 의미"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가 이끄는 KAIST팀은 AI 설계부터 데이터 학습 과정까지 모든 과정을 공개한 '완전 개방형 오픈소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만 골라 학습하는 신기술을 적용하는 게 목표다. 그는 "학교나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혁신적인 기법이 있다. 전형적인 '빅테크 따라잡기'가 아닌 한국 맞춤형 AI, 선도적인 AI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선발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KAIST팀에는 엔비디아의 AI연구 선임 디렉터인 AI 석학 최예진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멀티모달 LLM(거대언어모델)'의 원조 격으로 불리는 '라바(LLaVA)' 개발을 주도한 이용재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가 합류할 예정이다.
또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최재식 KAIST AI대학원 교수는 "한국에서 '딥시크'가 나오지 않은 건 기술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간 산·학·연의 다양한 주체가 갖고 있는 기술이 한데 뭉치지 못하고 파편화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선발된 5개 정예팀이 또다시 2차, 3차 경쟁을 벌이는 과정을 통해 최고 수준의 기술이 탄생할 것이란 게 학계의 가장 큰 기대감"이라며 "다만 사업에 참여할 기관이 더 혁신적인 기법을 실험해볼 수 있도록 데이터 규제 완화 등 제도적인 차원의 지원책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 사업을 계기로 한국에서 GPU 없어서 AI를 못 한다는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는 그는 "사업이 진행되는 2년 동안 한국은 AI 개발에 있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점차 '소버린 AI'에 가까워지리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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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 기자 사진 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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