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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의 K막걸리 성수주조장이 글로벌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뉴욕의 미쉐린 2스타와 3스타 레스토랑 진출에 이어 프랑스와 영국 레스토랑 공급을 시작한다.
19일 성수주조장에 따르면 하반기 프랑스와 영국의 레스토랑에 딸기막걸리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두 곳 모두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레스토랑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공급은 지난 2월 공급을 시작한 뉴욕의 미쉐린 2스타, 3스타 모던 한식 레스토랑의 딸리 막걸리가 인기를 끌면서 성사됐다. 진양우 대표는 레스토랑의 셰프와 약 1년간의 리뉴얼을 진행해 수출형 딸기 막걸리를 완성했다. 현재 딸기 막걸리는 매달 2000병씩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딸기막걸리는 성수주조장의 시그니처 제품이다. 1925년 설립된 성수주조장은 전북 지역의 특산물인 신동진 쌀과 진안 딸기 등을 활용해, 생딸기를 19% 이상 함유한 프리미엄 과일막걸리로 만들었다.
성수주조장은 2022년 진양우 대표의 인수를 계기로 '전통을 지키며 미래를 빚는' 변화를 맞았다. 진 대표는 단순한 계승을 넘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감성을 반영한 감각적인 제품 개발에 나섰다. 브랜드도 '100년의 기다림', '존버1925'과 같이 100년의 철학을 담아 선보였다.
특히 프리미엄 라인인 딸기막걸리와 매실막걸리는 전통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 대표작으로 꼽히며, 국내외에서 호평받고 있다. 벨기에 몽드셀렉션, 프랑스 국제식음료평가원, 홍콩 세계주류박람회 등 글로벌 품평회에서도 다수 수상했다.
진양우 성수주조장 대표 /사진제공=성수주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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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에 과학을 더하다…지역 특산물 살린 막걸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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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대표는 딸기막걸리의 맛과 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생산기술 고도화에 집중해왔다. 생막걸리 특유의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고, 고당도와 향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차례 연구와 실험을 반복했다.
특히 진안산 고당도 생딸기만을 사용하면서도 화학 감미료나 산도조절제는 일절 배제했다. 대신, 와인 제조공법 중 하나인 '고온농축-초저온급랭-고온농축' 공정을 반복 적용해 20 Brix 이상의 고당도 막걸리를 구현했다. 여기에 발효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일·일본의 첨단 설비를 도입하고, AI 기반 발효 제어 시스템을 구축해 효모 활성도를 정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 정제수를 이온화하는 과정을 도입해 산도 조절 없이도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성수주조장은 전통주 제조에 최첨단 발효 과학을 접목하며 제조 기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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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저온 유통+진공포장 기술로 생막걸리의 글로벌 수출 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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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대표는 K푸드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 인기를 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막걸리가 맥주와 비슷한 저도주이면서 유산균을 함유한 건강한 주류인 만큼 미국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미국은 국내 막걸리 수출 2위국이다.
문제는 유통이었다. 생막걸리는 온도변화에 민감한 만큼 장거래 해상 운송 중에 제품의 신선함과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성수주조장 연구진은 2년 넘는 기간 동안 특수 저온 유통 시스템과 진공 포장 기술 개발에 몰두했다. 그 결과 콜드체인 시스템과 특수 용기 설계를 통해 장시간 운송 중에도 품질 저하 없이 제품을 유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첫 번째 수출 제품은 딸기 막걸리로 정했다. 딸기 막걸리는 실키한 목 넘김과 생딸기에서 나오는 상큼하고 달콤한 풍미가 서양 요리와도 잘 어울렸다고 진 대표는 설명했다. 성수주조장은 세계 주류 박람회와 미식 행사에 꾸준히 참여하며 현지 소믈리에와 셰프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시음 행사를 진행했다. 이런 노력은 뉴욕 미쉐린 레스토랑 공급의 성과를 올렸다.
진양우 대표는 "해외 체류 한인이나 한식당을 통한 유통이 아닌, 현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직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통주가 글로벌 미식 시장에 본격 진출한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딸기막걸리는 전 세계 어디서나 익숙한 '딸기'라는 과일을 활용하면서도, 쌀과 누룩의 고유한 풍미를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여낸 제품"이라며 "K푸드에 이어 K주류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양우 대표가 성수주조장의 시그니처인 딸기막걸리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성수주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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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막걸리 수출 1위 일본도 진출, 하반기 도쿄에 전북 전통술 팝업 부스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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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주조장은 미국, 프랑스, 영국에 이어 내년 막걸리 수출 1위 국가인 일본도 진출할 예정이다. 현재 일본 대형 유통업체와 막걸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또 내년 하반기 일본 도쿄 시부야에 전북 전통술을 알리는 팝업 부스도 오픈할 계획이다.
진 대표는 "성수조조장은 2028년 미국 공장 설립을 목표로 한 장기적인 글로벌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막걸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K주류를 알리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수주조장은 수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제품 혁신이 핵심 동력임을 인식하고, 1년여의 준비 끝에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했다. 아울러, 국내 양조장 최초로 벤처기업 인증을 신청한 상태이며, 현재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