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 187조원으로 급성장…'숏폼'이 만드는 신산업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4.10.2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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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SNS 넘어 드라마·라이브커머스도 숏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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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숏폼 관련 산업 규모/그래픽=이지혜 기자. /일러스트=챗GPT 생성
글로벌 숏폼 관련 산업 규모/그래픽=이지혜 기자. /일러스트=챗GPT 생성
하루 평균 44분. 전체 동영상 시청 시간 97분의 45.3%. CJ ENM의 마케팅 자회사 메조미디어가 조사한 한국인의 '숏폼' 시청 현황이다. 특히 10대에서는 전체 동영상 시청 시간(2시간4분)의 절반 이상(1시간4분)을 1분 안팎의 숏폼을 시청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이 영상 콘텐츠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최근에는 일반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SNS(소셜미디어)용 영상뿐 아니라 기업들이 제작하는 전문 영상들까지 '숏폼화'하고 있다. 드라마나 라이브커머스 분야가 대표적이다. 이에 숏폼 드라마 전용 플랫폼, AI(인공지능) 활용 숏폼 제작사 등 새로운 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숏폼의 유행이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빅테크 플랫폼에서 시작했다면 유행을 활용해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은 벤처·스타트업들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는 이 같은 산업을 포함한 글로벌 숏폼 관련 시장규모가 2021년 432억달러(60조원)에서 2026년 1350억달러(187조원)로 연평균 25.6%씩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열린 '숏폼 드라마' 플랫폼


숏폼 드라마 플랫폼. (왼쪽부터)비글루, 탑릴스, 숏챠
숏폼 드라마 플랫폼. (왼쪽부터)비글루, 탑릴스, 숏챠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숏폼 드라마'다. 드라마를 편당 1~2분 내외로 제작하는 신종 장르다. 콘텐츠 제작사들이 숏폼 드라마에 뛰어들면서 스타트업들은 전용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웹툰 플랫폼처럼 숏폼 드라마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웹툰 플랫폼처럼 편당 과금 형태로 수익을 내며 OTT처럼 일반 콘텐츠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함께 제공한다.

국내 숏폼 드라마 플랫폼으로는 스푼랩스의 '비글루', 왓챠의 '숏챠', 폭스미디어의 '탑릴스' 등이 있다.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것은 스푼랩스가 7월 출시한 비글루다. 크래프톤 (312,000원 ▼5,000 -1.58%)이 비글루 출시를 계기로 스푼랩스에 1200억원을 투자해 화제가 됐다. 크래프톤은 스푼랩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오디오 플랫폼을 운영해온 만큼 기술력과 사업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현재 비글루는 90개 드라마를 영어, 일어, 중국어 등 7개 언어로 제공하고 있다.

탑릴스는 이보다 앞선 올해 3월 출시했다. 게임 배급사 네오리진 (948원 ▲10 +1.07%)의 자회사인 폭스미디어가 개발·운영한다. 지난 5월 미국의 숏폼 드라마 플랫폼 '플렉스TV'와 협약을 맺고 1000만달러(138억원)의 콘텐츠 투자 펀드를 결성하는 등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적이다. 아울러 왓챠의 '숏챠'는 지난 9월 문을 연 후발주자지만 OTT 운영경험, 왓챠의 고정팬덤 등으로 출시 직후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은 아직 초기지만 성장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비글루, 탑릴스 등 2개 플랫폼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만7656명을 기록했다. 2개월 전인 7월~8월(3만733명)보다 22.5% 증가했다. 숏챠는 출시 후 첫 달 MAU로 7328명을 기록했다.


숏폼의 또다른 격전지 이커머스


숏폼 커머스의 사례 /사진=샵라이브
숏폼 커머스의 사례 /사진=샵라이브
숏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다른 산업은 이커머스다. 이커머스 업계는 라이브커머스나 상품 관련 영상을 1~2분 내외로 만든 '숏폼 커머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포문을 연 것은 쿠팡, 홈쇼핑 업계의 이커머스 등 대형사들이었지만 최근에는 중소형 이커머스 혹은 중소상공인들의 자사몰에서도 숏폼 커머스를 찾아볼 수 있다.

숏폼 커머스의 제작과 활용을 지원하는 건 스타트업이다. 제작에는 AI(인공지능)가 활용되기도 한다. 길이에 구애받지 않고 영상을 제작하면 AI가 영상·음성 등을 인식해 숏폼으로 편집한다. 원본 영상은 인간이 제작해야 하지만 편집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제작비용을 줄이고 결과물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샵라이브, 달파, 비브리지, 카카오에 인수된 그립컴퍼니 등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숏폼 커머스 영상들을 이커머스의 상품 페이지 등에 탑재시키는 것도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고화질 숏폼 커머스를 빠르게 재생시키는 기술, 간단하게 숏폼 커머스를 업로드할 수 있는 기술 등으로 중소형 이커머스들의 숏폼 커머스 활용을 지원한다. 카테노이드, 스쿼드엑스 등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브이리뷰는 이커머스 페이지에 구매자들이 숏폼 형태로 제작한 리뷰를 올릴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숏폼 활용은 메가트렌드" vs "지속가능성 의문"


한국인 영상 시청 현황/그래픽=김지영. /일러스트=챗GPT 생성
한국인 영상 시청 현황/그래픽=김지영. /일러스트=챗GPT 생성
업계에선 숏폼 트렌드가 당분간 더 확산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벤처스는 투자리포트를 통해 "숏폼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앞으로 콘텐츠와 서비스 전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큰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SNS에서뿐 아니라 전산업적으로 영향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숏폼 트렌드와 별개로 '산업'으로서의 성장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동시에 제기된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숏폼 드라마 플랫폼 관련 리포트를 통해 "잠재력은 풍부하나 시장이 언제 본격적으로 개화할지, 지속가능한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활용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들에도 동시에 적용되는 문제다. 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숏폼 트렌드를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숏폼 하나만으로 제작사 외 기업이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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