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만난 20대 '로켓천재' 알고보니…400억 투자받은 한국의 머스크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2.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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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윤 페리지 대표, 만26세 불과하지만 벌써 창업 6년차
10대 후반부터 로켓 설계, 이후 창업해 맨땅서 '로켓 개발'
"우주 시대 다가와…이런 시기 로켓 발사 준비 가슴 벅차"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체 개발한 로켓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체 개발한 로켓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우주가 지금처럼 뜨거운 시기가 있었을까요. 본격적인 우주시대에 로켓 발사를 준비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가슴 벅찬 일입니다."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22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우주 간담회'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표는 만 26세의 젊은이지만, 창업 전선에 뛰어든 지 벌써 6년 차. 2018년 7월 벤처를 창업하고 초창기 '맨땅에 헤딩하듯' 소형 로켓을 개발해오던 그로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이 남다른 감회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로켓 블루웨일이 연소시험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로켓 블루웨일이 연소시험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페리지는 국내 유일 메탄 기반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소형 로켓을 개발 중이다. 로켓 재사용에 필요한 호버링(제자리비행)을 통한 자세 제어 기술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메탄 연료를 활용하고, 재사용 로켓 기술을 가진 곳은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대표적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간담회 전 우주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위성과 로켓 등 전시품을 둘러봤다. 당시 윤 대통령은 신 대표에게 메탄 엔진을 쓰는 이유와 소형 로켓에 필요한 경량화 기술, 배관이 많은 이유, 목표고도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신 대표는 "윤 대통령께서 저희 로켓뿐만 아니라 인공위성, 달 탐사 로버(탐사차)를 만드는 스타트업 등에 여러 질문을 했다"며 "거시적인 차원에서 우주항공청을 설립해 지원하고 스타트업 지원책 등도 말씀 해주셨다. 현업에 있는 사람으로선 힘이 많이 됐다"고 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이날 신 대표를 포함한 우주 기업인들과 만나 "집에서 앉으면 우주 산업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든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주항공청 설치를 잘하고 있는지, 용산에선 수석·비서관이 과기부에서 진행하는 일들을 살피고 지원하는지 제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로켓 블루웨일. / 사진=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로켓 블루웨일. / 사진=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한국의 일론 머스크, 누적투자액만 400억원대


페리지는 소형 로켓으로 경쟁자들과 차별화하고 있다. 현재 페리지가 개발 중인 로켓은 블루웨일-1(BW-1)로, 길이 20.6m에 탑재중량이 150㎏에 불과하다. 로켓 동체의 소재는 CFRP(탄소섬유 복합재)로 무게를 줄였다. 현재 목표 고도는 500㎞ 상공이다.

소형 로켓은 누리호 같은 대형 로켓과 달리 인공위성을 싼값에 원하는 시간에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게 장점이다. 페리지는 2021년 제주에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함께 블루웨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제주도에 해상(海上) 발사장을 지어 로켓을 발사하는 것이 목표이고, 또 충북 옥천 생산기지에서 호버링 기술을 시험 중이다.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방문했을 때 사진을 찍은 모습. 신 대표가 윤 대통령 좌측에 어깨동무를 하고 브이(V)를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방문했을 때 사진을 찍은 모습. 신 대표가 윤 대통령 좌측에 어깨동무를 하고 브이(V)를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투자업계는 이런 차별화 전략에 공감했다. 페리지는 지난달 200억원대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액은 400억원이 넘는다. 올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로켓 역량 강화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받는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 대표는 "로켓 재사용을 위한 자세 제어를 위해 관련 기업들과 협업한다"며 "항우연의 지원으로 터보펌프를 개발하고 관련 공력 설계는 제가 직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표이자 팀원"이라며 "제가 설계를 하면 최고 전문가인 담당 팀장이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식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페리지는 내년 블루웨일 완성이 목표다. 올 여름께 블루웨일 상단부를 제주에서 발사할 계획이다.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직원들과 미팅 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사진=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직원들과 미팅 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사진=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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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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