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불황속 해고 도미노, 지금은 '프리랜싱'할 때

박현호 크몽 대표 기사 입력 2022.11.21 13:21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박현호 크몽 대표
박현호 크몽 대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경기침체 공포가 글로벌 테크 기업의 정리해고 이슈로 가시화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 정리해고 추적 사이트인 레이오프에 따르면 2022년 초부터 전 세계에서 총 788개의 기술 회사가 12만699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은 거의 40년 만에 최고로 올랐고, 중앙은행은 2021년 말부터 금리 인상을 단행, 이에 투자에 필수인 자본과 유동성이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높아진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려고 채용규모를 늘렸던 기업의 상황은 올해 들어 크게 돌변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는 최근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 1000명 이상을 해고했다. 테슬라도 지난 6월 직원 10% 감축을 시작했으며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직원 7500명 중 약 절반을 줄였다.

인력 감축과 맞물려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전문성을 보유한 인적자원(HR)을 효율적으로 확보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정규직 채용을 통해 조직규모를 무작정 늘려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민은 더 커진다.

이에 기업들은 전문인력을 수요에 맞춰 소싱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즉 시장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전문가들과 필요한 프로젝트 기간 동안만 같이 일하자는 것이다. 필요 전문성을 적시에 확보하면서 회사 상황에 따라 조직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대안이다.

프리랜서 채용시장의 활성화에는 플랫폼 업체의 등장이 한몫한다. 크몽, 원티드긱스 등의 업체가 대표적이다. 과거 프리랜서 채용 시장에서는 이른바 '보도방'으로 불리는 SI(시스템통합) 업체들이 이중, 삼중으로 인력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거품이 심했다.

이들이 과도하게 중개 마진을 챙겨가면서 고객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프리랜서는 낮은 임금을 받았다. 이와 달리 플랫폼 업체들은 고객과 프리랜서를 직접 연결한다. 채용에 따른 최대 수수료는 10% 이하로 기존 SI업체들이 챙겨가던 수준의 절반 이하다. 고객 입장에서는 무리한 수수료 부담없이 좋은 프리랜서를 채용하고, 프리랜서는 높은 임금을 챙길 수 있다.

프리랜서들의 전문성이 높아진 점도 기업들이 전문인력 외부소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IT(정보통신) 개발이나 디자인 프리랜서가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최근에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등 핫한 회사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의 프리랜서 시장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크몽에만 700여명의 네카라쿠배 출신 프리랜서가 활동 중이다.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의 속도와 가격 경쟁력은 이미 검증됐다. 필요한 개발자발 및 퍼블리싱 인력을 하루만에 소싱한 영상솔루션업체 페르미가 대표적인 사례다. 어학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인 에듀윌도 관련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15명의 개발자 소싱을 예산 내에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글로벌 정보서비스 기업인 톰슨로이터 한국지사는 웹 디자이너를 크몽을 통해 소싱해 1년 간 계약을 맺었다.

자율적인 근무 환경, 일과 삶의 균형, 능력에 비례하는 소득 창출을 원하는 전문 프리랜서들의 플랫폼 유입은 지속되고 있다. 기존 시장의 비효율에 대한 반발은 더욱 커질 것이다. 플랫폼 주도 채용시장의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 기자 사진 박현호 크몽 대표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