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와 디노랩 부산/B센터 입주기업 대표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우리의 금융과 기술이 세상과 연결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에서 가장 혁신적인 미래가 피어납니다."
오프닝부터 웅장한 디노랩 소개 영상이 상영되자 행사장은 묵직한 기대감으로 채워졌다. 우리금융그룹이 5일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에서 '2025 디노랩 경남·B센터 디브릿지(D-Bridge) 에스콘(S-CON·Silent CONference)'을 개최했다.
디노랩은 2016년 출범한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이다. 초기 스타트업에 사무공간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투자연계·기술검증(POC)·사업화까지 기업의 성장 전주기를 지원한다. 현재 관악·충북·전북·경남·부산·B센터 등 국내 6곳과 베트남센터 1곳을 운영 중이며, 지역대학·지자체·벤처투자사·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 창업생태계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디노랩 경남'은 2023년 12월 양산시 G-스페이스 동부에, '디노랩 B센터'는 올해 3월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 개소했다. B센터는 블록체인과 핀테크 분야에 강점이 있으며,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전문적인 인큐베이팅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부산·경남지역의 창업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산시와 경상남도 관련 부처, 부산·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부산대기술지주·한국벤처투자 등 창업지원기관 28곳, 부산대·동아대·인제대 등 대학 창업지원단 11곳,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롯데벤처스·BNK벤처투자 등 투자사 30곳, 라이브엑스·휴밀 등 디노랩 육성기업 관계자 등 약 110명이 참석해 지역 창업 협력 전략과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사일런트 콘퍼런스'라는 독특한 형식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헤드셋을 착용한 채, 무대 양쪽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두 개의 강연(또는 IR 피칭) 중 원하는 채널을 선택해 청취했다.
우리금융지주 미래혁신부 김성현 부장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사진=류준영
우리금융지주 미래혁신부 김성현 부장은 인삿말에서 "디노랩은 주로 서울 중심이었던 스타트업 지원 생태계를 지역과 함께 이어나가는 시도를 최초로 했다"며 "특히 작년과 올해 부산·경남 유망 기업에 총 25억원을 투자하는 등 단순한 보육을 넘어 실질적인 성장 자금을 제공하며 지역 혁신기업 발굴에 힘써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 대학, 투자사, 공공·민간 혁신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디노랩이 부산·경남 스타트업 생태계의 든든한 성장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부 오프닝 세션에서는 디노랩 B센터 1기 기업 뉴아이의 김동현 대표, 디노랩 경남 2기 기업인 크리스틴컴퍼니의 이민봉 대표가 각각 디노랩 프로그램을 통해 추진한 사업 연계 사례와 성과를 공유했다.
뉴아이는 일반 사람은 물론 전문가도 헷갈리기 쉬운 부동산 세금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AI가 자동으로 세금을 계산해주는 '택스아이' 서비스를 소개했다. 김동현 대표는 "디노랩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은행 앱에 서비스를 연동하는 등 금융기관과 협력을 넓혀왔다"며 "앞으로는 부동산 세금뿐 아니라 자산관리 영역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노랩 부산센터 1기 기업 뉴아이 김동현 대표, 디노랩 사업 연계 내용과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크리스틴컴퍼니는 AI(인공지능) 기반 신발 디자인·제조 플랫폼 '신플(SINPLE)'과 자체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신발 제조산업의 디지털 전환 성과를 발표하며, 글로벌 패션·스포츠 브랜드와의 협업 및 투자유치 성과 등을 소개했다. 이민봉 대표는 "신발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신발 산업에 종사하는 구성원들로부터 인정받고 청년들이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세상에 없는 업을 만드는 것이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만 세상에서 사라지는 업을 새로운 기술로 다시 살리는 것도 스타트업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과 최근 개정된 상법을 주제로 한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이중 '블록체인이 이끄는 모든 자산의 토큰화'를 발표한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각종 자산이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바뀌는 흐름과 이를 뒷받침하는 규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강 교수는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국이 이미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정비하며 글로벌 기준을 세우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7개의 관련 법안이 발의되는 등 디지털자산과 토큰증권(STO)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토큰 발행, 자산 보관, 결제, 자산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들도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산이 디지털자산 특화 펀드를 조성해 지역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소개하며 지역 차원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노랩 데모데이에 참석한 기업들을 소개한 배너/사진=류준영 기자 행사 2부에서는 △크로스허브 △씨씨씨뷔 △뉴아이 △데브디 △에이엠매니지먼트 △앤돌핀커넥트 △휴밀 △링크업 △라이브엑스 △크리스틴컴퍼니 △비댁스 △다다닥헬스케어 △킥더허들 등 디노랩이 육성한 13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각자의 기술과 사업모델을 소개하는 데모데이가 열렸다.
크로스허브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근로자, 유학생들이 앱에서 본인 인증이 안 되거나 결제가 어려워 겪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인증·결제 서비스를 만들었다. 얼굴 인증만으로 본인 확인과 결제가 가능해,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하나의 앱으로 인증·결제·송금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싱가포르와 일본을 포함해 14개국 2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험 적용 중이다.
김상윤 이사는 "국내 은행과 해외 기업들과 함께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금융은 물론 교통, 공공서비스 분야까지 확대해 글로벌 인증·결제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데브디는 월세를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 '집업페이'를 선보였다. PG(결제대행) 시스템을 활용해, 임차인은 카드로 월세를 내고 임대인은 현금으로 월세를 받는 안전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김기태 대표는 "서비스 출시 후 거래액이 매월 평균 70%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2030년까지 1조 원대 시장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상가 임대 결제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글로벌 결제 파트너십을 통한 해외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사일런트 콘퍼런스'라는 독특한 형식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헤드셋을 착용한 채, 무대 양쪽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두 개의 강연(또는 IR 피칭) 중 원하는 채널을 선택해 청취했다/사진=류준영 기자한편, 부산기술창업투자원과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날 지역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김성진 부산기술창업투자원 실장은 "해외 스타트업 IR 프로그램 참여와 글로벌 VC 워케이션 운영 등을 통해 국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투자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석만 경남혁신센터 본부장은 "지금까지 12개 펀드를 조성해 약 145억 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했으며, 우주항공·수소·원전·조선해양 등 미래 전략산업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 후반에는 케이터링과 함께 자유로운 네트워킹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앞서 발표에서 주목했던 기업과 기관 관계자를 찾아 명함을 교환하고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현장 한편에서는 노트북을 펼쳐놓고 즉석으로 사업 모델을 설명하며 투자와 협업 방안을 조율하는 모습도 보였다.
디노랩 강재영 부부장은"디노랩 경남·B센터는 물론 전국 지역 센터가 혁신 허브로 자리잡아 유니콘 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스케일업 지원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