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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식 뛰더니 회장님 재산 상상초월"…싹 달라진 중국 부호 리스트[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기사 입력 2025.11.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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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종산산 농푸산췐 회장/사진=블룸버그
종산산 농푸산췐 회장/사진=블룸버그
올들어 중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올해 중국 최고 부자의 재산이 처음으로 원화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1999년도 중국 1위 부자의 재산보다 65배 많은 규모로 그동안 중국 경제 규모가 얼마나 커졌는지 짐작케 한다.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재산 50억위안(약 1조원) 이상을 가진 1434명이 '2025년 후룬 부호 리스트'에 올랐다. 작년 대비 31%(340명) 늘어난 규모다. 이들 부호의 전체 재산은 약 30조위안(약 6000조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2%(9조위안·1800조원) 늘었다.

부호순위 집계기간인 2024년 8월30일~2025년 9월1일 사이 중국 상하이지수는 36%, 선전성분지수는 53%, 차스닥지수는 87%, 항셍지수는 42% 상승하는 등 중국·홍콩 증시가 큰 폭 상승하면서 중국 부호들의 재산이 급증한 것이다.

중국 부호 리스트는 중국 경제 변화를 살필 수 있는 풍항계다. 2017년 중국 100대 부호의 30%를 차지했던 부동산업체 기업인은 올해 단 한 명으로 감소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하는 신품질(新質) 생산력과 관련된 첨단 기술기업의 기업인이 급증했다. 신품질 생산력은 시 주석이 2023년 9월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혁신을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 전략이다.



종산산 농푸산췐 회장이 106조원으로 중국 최고 부호


2025년 중국 후룬 10대 부호 순위/그래픽=윤선정
2025년 중국 후룬 10대 부호 순위/그래픽=윤선정
올해는 생수업체 농푸산췐의 종산산(71) 회장이 5300억위안(약 106조원)의 재산으로 중국 최고 부호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반도체, 2차전지 주가가 급등했는데, 생수업체 회장이 중국 최고 부호라니 좀 의외다.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 내수 시장의 힘을 드러내는 부분인데, 농푸산췐은 중국 최대 생수업체로 최근 차음료 판매량도 증가하면서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종 회장은 농푸산췐의 지분 84%와 바이오업체 완타이 바이오의 지분 73.5%를 보유하고 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창업자 장이밍(42)은 4700억위안(약 94조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장이밍은 바이트댄스의 인공지능(AI)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1년 동안 재산이 1200억위안 늘었다. 올해 상반기 바이트댄스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6500억위안에 근접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바이트댄스 AI 모델인 더우바오의 월간 사용자 수는 1억5700만명으로 중국 1위를 기록했다. 비상장 기업인 바이트댄스는 중국 최대 유니콘 기업으로 기업가치가 약 3300억달러로 산정되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마화텅(54) 회장은 4650억위안(93조원)의 재산으로 3위를 차지했다. 텐센트 주가가 급등하면서 마화텅 재산은 1500억위안 늘었다. 작년 텐센트는 광고 매출이 20% 늘고 중국 온라인게임 사업 매출도 10%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68% 급증했다.

4, 5위는 쩡위친(57) CATL 설립자(3300억위안·66조원), 레이쥔(56) 샤오미 설립자(3260억위안·65조원)가 차지했는데, 이들은 상위 10위권에서 순위 상승폭이 가장 큰 부호다. 지난 1년간 2차전지 업체 CATL 주가가 65% 뛰어오르면서 시가총액이 1조4000억위안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CATL 매출도 작년 대비 7.3% 증가한 1788억위안, 순이익은 33% 늘어난 324억위안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 CATL은 홍콩거래소 2차상장을 통해, 325억위안을 조달하면서 올해 홍콩증시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도 세웠다.

레이쥔의 재산은 1960억위안(약 39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올해 재산 증가폭 1위를 기록했다. 순위도 14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재산 증가폭 순위는 나중에 다시 살펴보자.

6위는 딩레이 넷이즈 창업자(3200억위안·64조원), 7위는 황정 핀둬둬 창업자(3140억위안·62조8000억원), 8위는 허샹젠 메이디 창업자(2780억위안·55조6000억원), 9위는 리수푸 지리자동차 창업자(2250억위안·45조원)가 차지했다.(후룬연구원 부호순위에는 홍콩 최고 부호 리카싱이 9위를 차지했는데, 중국 본토 출신 부호에 집중하기 위해 순위에서 뺐다)

10위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2100억위안·42조원)다. 참고로 알리바바 주식은 집계기간이 끝난 9월 이후 50% 넘게 급등해 마윈의 재산도 상당 부분 늘었다.



라부부 창업자, AI칩 업체 창업자가 재산 증가율 1·2위 차지


2025년 재산 증가 상위 9대 부호/그래픽=임종철
2025년 재산 증가 상위 9대 부호/그래픽=임종철
중국 10대 부호 순위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재산 증가 규모다. 중국 증시 반등으로 올해는 유독 재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호가 많다. 재산 증가 규모 1위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다. 글로벌 스마트폰 3위 업체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면서 주가가 3배 넘게 상승했고 레이쥔의 재산은 무려 1960억위안 늘었다. 2위는 중국 갑부 자리를 차지한 종산산으로 재산이 1900억위안 늘었다. 4위는 재산이 1500억위안 증가한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가 차지했다.

가장 높은 재산 상승폭(562%)을 기록한 건 올해 글로벌 인기 캐릭터인 '라부부' 열풍을 일으킨 왕닝(38) 팝마트 창업자다. 왕닝은 1820억위안(약 36조4000억원)의 재산으로 중국 부호 17위를 차지했는데, 올해 재산이 1545억위안(약 31조원) 늘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의 창업자 천텐스(40)도 1480억위안(463%) 늘어난 1800억위안(36조원)의 재산으로 중국 부호 18위를 기록했다. 집계기간인 2024년 8월30일~2025년 9월1일 팝마트 주가는 575%, 캠브리콘 주가는 462% 폭등했다.

왕닝와 천텐스는 중국 기업들이 ①과거 카피 전략에서 벗어나 자체 지식재산권(IP)과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거나 ②AI 칩처럼 기술 난이도가 극도로 높은 영역에서 자급에 나서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2025년 주요 영역별 중국 부호 비중/그래픽=김지영
2025년 주요 영역별 중국 부호 비중/그래픽=김지영
올해 주요 영역별 중국 부호 비중을 봐도 중국의 성장산업이 한 눈에 보인다. AI 부문이 올해 중국 부호 리스트에 오른 1434명 중 9%를 배출했으며 그 다음은 2차전지(7.5%), 첨단제조장비(6%), 로봇(5%),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이 4.7%를 차지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부쩍 강조하는 신품질(新質) 생산력을 대표하는 기업가가 급증한 것이다. 후룬연구원을 설립한 후룬은 "중국 10대 부호 중 5명, 100대 부호 중 60%가 신품질 생산력과 관련 있다"며 "이들이 신에너지, 스마트기술, 첨단 제조업 핵심 분야에서 기술적 돌파와 산업 혁신을 통해 중국이 맞부딪힌 한계를 돌파하려 시도한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제15차 5개년 계획 제정에 대한 건의'에서 AI를 무려 8번 언급할 만큼 AI 전환에 진심이다. 내년 중국 부호 순위는 신품질 생산력 기업들의 영향이 더 커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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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재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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