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챗GPT 생성형 이미지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백오피스의 위상을 높아지고 있다. 투자 이후 펀드 운용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VC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다. 이에 따라 주요 VC들이 관리조직 강화를 위해 백오피스 출신 인력을 임원급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는 이달 1일 김정록 상무를 전무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승진시켰다. 운용자산(AUM) 확대에 맞춰 투자 이후 관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둔 인사다.
카카오벤처스의 AUM은 2017년 약 1100억원에서 현재 43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포트폴리오 기업 수도 160곳 이상 증가했다. 펀드 결성부터 운용, 청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관리조직의 중요성이 커졌고 해당 조직을 이끌어온 김 전무를 승진시켜 조직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김 전무는 2014년 포스코기술투자에서 카카오벤처스로 이직한 뒤 기획, 재무, 회계, 법무, 인사(HR) 등 백오피스 전반을 이끌어왔다. 9년간 펀드 운영 내실을 다지고 차세대 관리역 양성에 기여한 점이 승진 배경으로 꼽힌다. 김 전무는 "투자와 회수가 안정적으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창업자와 출자자 모두에게 신뢰받는 파트너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변화는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SBVA는 지난해 말 장유진 이사를 상무로 승진시키며 창립 후 처음으로 비투자팀 출신을 파트너로 임명했다. 인라이트벤처스도 올해 초 김해영 기획관리본부장을 이사로 승진시켜 처음으로 관리역 출신 임원을 선임했다.
업계에선 이러한 움직임을 '심사역 중심의 투자 문화'에서 '관리역이 함께하는 운용 문화'로의 확산 흐름으로 보고 있다. VC 업계가 호황일 때는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는 심사역의 역할이 부각됐지만 이제는 펀드 결성·운용·청산 등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출자자(LP) 신뢰를 구축하는 관리역의 역량이 성과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VC의 AUM이 증가한 점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VC의 벤처펀드 결성규모는 6조1681억원으로 2020년(2조2432억원) 대비 약 175% 증가했다. 포트폴리오 기업 수도 늘면서 LP의 관리·감독 요구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LP와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관리역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한 VC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유동성 위기, 법률 분쟁 등으로 투자 후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피투자사의 안정적 성장이 곧 펀드 회수성과로 이어지는 만큼 백오피스의 전문성이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