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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쿠팡, '중고거래' 뛰어든 이유 있었네…"시장규모 7조 넘어"

김민우 기자 기사 입력 2025.09.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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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그래픽=윤선정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그래픽=윤선정
국내 유통업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1~2위를 다투는 기업'들이 잇따라 중고거래 플랫폼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는 자회사 스노우가 개발한 한정판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을 2021년에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켰고,쿠팡은 지난해 글로벌 명품 중고 플랫폼 '파페치 리셀'을 5억달러(약 650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쇼핑 (68,500원 ▲700 +1.03%) 역시 '중고나라' 지분을 보유하며 중고 유통에 발을 들여놓았다.

10일 글로벌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올해 한국 리커머스 시장 규모는 52억8000만 달러, 한화 약 7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기존 유통업체들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MZ세대가 중고 소비에 적극적이고, 한정판·명품·패션 중심의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시장 체질 자체가 고급화·플랫폼화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중고거래는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오프라인 상설 매장에 국한돼 있었다. 거래 안정성이나 정품 보장 문제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이 판을 뒤집었다. 번개장터와 당근마켓 등 모바일 기반 플랫폼이 개인간 직거래를 안전하게 연결했고 KREAM(크림)·파페치 같은 전문 플랫폼은 '검증·리셀' 시스템을 도입해 신뢰도를 끌어올렸다. 덕분에 중고거래는 단순 소비자 선택지를 넘어 '합리적 소비', 나아가 '투자 수단'으로까지 진화했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뛰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유통기업의 자사 온라인몰과 리커머스 플랫폼을 연계하면 소비자가 '새 제품 구매→중고 되팔기→다시 신제품 구매'의 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이는 고객을 장기적으로 붙잡는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쿠팡이 파페치를 인수하고, 네이버가 크림을 론칭한 게 모두 제품 구매의 순환구조를 자사 플랫폼 내에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 인프라를 활용한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쿠팡의 경우 전국 로켓배송 인프라를 파페치에 적용했다. 네이버 역시 스마트스토어·네이버페이와 결합해 거래 과정을 효율화했다.

성장 가능성 크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가 될 가능성도 높다.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리테일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환경·지속가능성 이슈와도 맞물려 '재사용 경제'에 대한 소비자 호감이 높아지고 있어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패션업계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맞물려 중고 거래·리퍼브 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리커머스는 단순히 중고제품을 되파는 시장이 아니라 신제품 판매를 견인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며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성장성과 ESG 이미지, 고객 락인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일석삼조'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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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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