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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손잡은 컬리…'컬리N마트'로 이커머스 판도 흔드나

하수민 기자 기사 입력 2025.09.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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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를 공식화했다. 쿠팡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컬리는 네이버 스토어 상단에 '컬리N마트'를 오픈하며 네이버 이용자들에게 자사 대표 서비스인 '샛별배송'을 그대로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그간 자사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컬리 특유의 새벽배송이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커머스 생태계로 확장된 것이다. 이를 통해 컬리는 네이버의 트래픽을 흡수하고 네이버는 직접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새벽배송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컬리N마트는 신선식품 중심이었던 기존 컬리의 카테고리를 대폭 넓혔다. 생활·주방용품까지 포함해 기존에 취급하지 않던 5000여 종의 신상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물류 측면에선 컬리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과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가 협업해 일부 네이버 상품의 새벽배송까지 대행한다. '검색-구매-배송'으로 이어지는 네이버 커머스 여정에 컬리의 강점이 결합하면서, 네이버 쇼핑 이용자는 보다 빠르고 편리한 장보기 경험을 얻게 됐다.

업계에선 이번 제휴를 두고 쿠팡의 '로켓프레시'를 정면 겨냥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자사 플랫폼에만 집중해온 쿠팡과 달리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네이버 검색·쇼핑 트래픽과 컬리의 콜드체인 물류가 맞물리면 쿠팡의 충성 고객층 일부를 신선식품·프리미엄 장보기 영역에서 끌어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동시에 SSG닷컴·롯데온 등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와의 경쟁에서도 차별화된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컬리 반기 실적 요약/그래픽=이지혜
컬리 반기 실적 요약/그래픽=이지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아우르는 대형 유통사들이 여전히 가격 경쟁력과 매입 규모에서 우위를 점하지만 네이버와 컬리의 조합은 빠른 확장성과 고객 유입 효과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평가다.

컬리 입장에선 이번 제휴가 단순한 판매 채널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네이버 입점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은 물론, 매입 규모 확대를 통한 원가 절감과 물류 효율성 강화라는 구조적 개선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역시 컬리 물류 자회사의 새벽배송 역량을 공유함으로써 자사 셀러들에게 새로운 경쟁력을 부여한다. 결국 양사는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결합하는 형태로 시너지를 추구하게 된다.

컬리는 실적에서도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956억원, 영업손실은 183억 원으로 적자를 크게 줄였다. 조정 EBITDA는 137억 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2025년 들어서는 1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상반기 누적으로도 매출 1조1595억 원, 영업이익 31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첫 흑자를 올렸다.

시장에선 이번 제휴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컬리가 다시 한 번 IPO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컬리는 2022년 코스피 상장을 시도했지만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연속된 흑자 기록과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는 IPO 재추진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는 네이버발 신규 고객 유입, 매입 규모 확대에 따른 원가율 개선, 새벽배송 단위경제성, 그리고 해외 진출 성과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2025년 연간 영업흑자를 안정적으로 달성한다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드문 이커머스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네이버와의 제휴 성과가 IPO 밸류에 직접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만 쿠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과 공격적인 가격 전략, 해외 진출 과정에서의 비용 부담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며 "컬리가 얼마나 빠르게 안정적인 이익 체질을 증명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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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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