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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긴 하지만, 이 돈 주고?"…로봇굴기 꿈꾸는 중국, 가성비 속도

베이징=안정준 특파원 기사 입력 2025.08.1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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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을 뜨겁게 달군 8월 로봇 행사들을 마무리한 중국 로봇 산업계와 언론이 일제히 '완전한 로봇 상용화'를 위한 개선점 찾기에 나서며 '로봇 굴기' 완성에 도전한다.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논의할 오는 10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로봇 산업 육성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5일 오전 '2025 세계휴머노이드로봇운동회'가 열린 중국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1500m 달리기 종목에 참가해 뛰고 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15일부터 17일까지 16개국에서 참가한 280개 팀이 달리기·축구·격투기 등 각종 스포츠 종목을 비롯해 군무·무술이나 약품·물건 옮기기 등 다양한 종목에서 경쟁을 펼친다. 2025.08.15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5일 오전 '2025 세계휴머노이드로봇운동회'가 열린 중국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1500m 달리기 종목에 참가해 뛰고 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15일부터 17일까지 16개국에서 참가한 280개 팀이 달리기·축구·격투기 등 각종 스포츠 종목을 비롯해 군무·무술이나 약품·물건 옮기기 등 다양한 종목에서 경쟁을 펼친다. 2025.08.15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은 '가성비'를 로봇 상용화 달성을 위해 풀어야 할 1번 과제로 지목하며 러샹과기가 세계로봇콘퍼런스(WRC)를 통해 가격을 공개한 'W-bot'을 예로 들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월-E'의 주인공 로봇과 닮은 W-bot은 캠핑장에서 약 30kg의 화물을 옮길 수 있게 설계됐으며 모바일 충전기 역할도 하지만,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과 달리 인간과 섬세한 상호작용은 불가능하다. 가격은 3만5999위안(약 700만원). "귀엽긴 하지만 이 돈을 주고 집에 들일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관람객들의 대체적 반응이었다.

중국 로봇 산업이 기술 도약과 동시에 가격 합리화를 빠른 속도로 달성해 나가고 있지만 기술과 가격의 '스위트 스폿(효율과 효과가 최적화되는 지점)'에 이르진 못했다는 점이 이번 8월 행사 기간 드러난 셈이다.

베이징 8월 로봇 관련 주요 행사/그래픽=최헌정
베이징 8월 로봇 관련 주요 행사/그래픽=최헌정
모건스탠리 2050년 글로벌 로봇 시장 전망/그래픽=김다나
모건스탠리 2050년 글로벌 로봇 시장 전망/그래픽=김다나
중국 인공지능(AI) 전문 연구 플랫폼 콰이쓰만샹연구원의 티엔펑 원장은 중국 경제매체 차이리엔서를 통해 "현재 로봇에서 구현된 체화지능은 모바일 인터넷 초기 단계였던 2013~2015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로봇의) 대형 상업 모델을 찾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을 움직이는 배터리 지속 시간과의 '스위트 스폿'도 고민거리다. 산업 현장처럼 고정된 충전 환경이 아니라 거실과 야외 산책로, 운동장 등 비정형적 환경에서 작동해야 하는 만큼 배터리 지속시간과 로봇 성능 조화의 중요성이 더 올라간다. 자오저룬 위타동력 제품·마케팅 총괄은 "산업 로봇처럼 '근육 자랑'만 해서는 안 된다"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로봇에선 구조와 기능, 크기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로봇과 AI가 국가 핵심 미래산업이라는 여론을 형성해왔다.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까닭은 명확하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2050년까지 전 세계에 10억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보급돼 연간 산업규모가 5조달러(약 70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국가적 지원이 가장 강력한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장악해 나가고 있으며 미국과의 격차가 확대될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때맞춰 전문가들 목소리도 쏟아진다. 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의 동카이 과학기술처 처장은 공업정보화부 웹사이트 기고를 통해 "15차 5개년 계획이 진행되는 2030년까지 중국 로봇산업은 세계 1위에 오르는 게 목표"라며 산업, 인재, 자금의 체계적 융합을 주장했다. 중국 대표 로봇 스타트업인 유니트리의 왕싱싱 최고경영자(CEO)는 로봇 행사가 한창이던 지난 12일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업계에는 항상 인재가 부족했다. 핵심은 AI 인재"라며 인재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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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베이징=안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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