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술업계에선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이 본봉부터 억대(10만달러), 여기에 채용보너스 1만5000달러와 주식 제공 5만달러 등 2억원 넘는 보수를 받는 일이 흔했다. 그런데 인공지능(AI) 코딩 도구의 등장으로 이제 이런 꿈 같은 일자리는 사라졌다.
AI의 상용화로 컴퓨터과학 전공 졸업생들이 미술사 전공생보다 취업률이 떨어지는 이변이 연출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2~27세 사이 대학 졸업생 중 컴퓨터과학과 컴퓨터공학 전공자의 실업률이 각각 6.1%, 7.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물학과 미술사 전공 신입 졸업생의 실업률인 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기술기업들이 AI 코딩 도구를 받아들이면서 기술분야의 신입 일자리가 줄어든 탓이다.
캘리포니아 샌라몬에서 자란 21세의 미슈라는 "코딩을 배우고 열심히 일해 컴퓨터 과학 학위를 받으면 첫 급여로 여섯 자릿수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자라 초등학교 때 첫 웹사이트를 코딩하고 고등학교 때 고급 컴퓨팅을 수강하는 한편 대학에서는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으나 1년간 기술직과 인턴십을 찾아 헤맨 끝에 합격한 회사가 소스 업체 칩토틀"이라고 한탄했다.
컴퓨팅 연구협회(Computing Research Associatio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컴퓨터 분야를 전공한 학부생 수는 17만명을 넘어 10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하지만 AI 프로그래밍 도구가 확산하면서 아마존, 인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들은 기술인력을 해고하고 신입 채용을 줄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이 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코드래빗(CodeRabbit) 같은 AI 도구는 '사람보다 빠르고 나은 코드 오류 제거'를 광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경제학자 매튜 마틴은 "불운하게도 갓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 노릴 입문 수준의 일자리가 특히 AI로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