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AI 퍼스트' 경영 본격화...올해 상반기 인프라·기술 투자 2배 확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6일(한국시간) 2분기 연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가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운영 탁월성을 높이고 있다"며 AI와 자동화 기술에 투자를 늘리겠단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올해 1·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잇따라 투자자들에게 AI와 자동화 기술의 중요성과 투자 의중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AI가 쿠팡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분기 기준 최대치인 11조9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쿠팡이 온라인 유통기업에서 신기술에 기반한 AI기업으로 진화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한층 개선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김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투자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에 AI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AI는 수년간 쿠팡 운영의 핵심으로, 개인 맞춤형 추천과 재고 예측, 경로 최적화 등 고객 경험의 모든 측면을 개선했다"며 "쿠팡은 AI를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의 장기적인 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쿠팡Inc에 따르면 최근 쿠팡의 초기 신규 개발 코드의 약 50%가 AI로 작성하고 있다.
쿠팡은 전국 풀필먼트센터에 AI 자동화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2026년까지 전국 9개 풀필먼트센터 등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일례로 지난해 2000억원을 투자한 호남권 최대규모(축구장 22개)의 광주첨단물류센터는 △자율운반로봇(AGV) △소팅 봇(sorting bot) △랜덤 스토우 등 최첨단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로봇이 물건이 진열된 선반을 들어 작업자 앞으로 옮겨주거나, 로봇이 운송장 주소를 스캔해 배송지에 따라 상품을 분류해주는 기술을 구현했다. 다른 풀필먼트센터에는 10kg~20kg짜리 쌀 포대 등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옮겨주는 '디팔레타이징 로봇'(Depalletizing Robot) 등을 도입했다.

이와 관련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계에서 AI를 통한 생산성 확대는 경쟁우위 확보에 필수적"이라며 "쿠팡이 AI를 활용해 물류 자동화에 강력히 투자해 성과를 내는 건 산업 전반에 좋은 사례"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AI 퍼스트'를 내세운 김 의장의 구상에 따라 쿠팡은 올해 들어 AI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풀필먼트 인프라와 시설, 기술 등에 투자 규모는 5억3800만달러(7559억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김 의장은 올해 초 "지난해 자동화 풀필먼트·물류 인프라 비율을 2배 늘렸지만, 아직 자동화 인프라 비율은 10% 초반에 불과하다"며 투자 확대를 시사한 바 있다.
쿠팡이 보유한 AI 등 기술 특허는 2100개로 2019년(160개) 대비 13배 늘었다. 최근 공개된 글로벌 리서치 기업 CB인사이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은 글로벌 20대 유통기업 중 월마트·아마존과 함께 'AI(인공지능) 역량'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쿠팡에 소속된 개발 인력은 한국을 비롯해 실리콘밸리, 베이징 등 전 세계에서 수천 명에 달한다.
쿠팡의 AI 생태계는 물류 분야를 넘어 클라우드 등으로 영역이 넓어지는 추세다. 쿠팡은 지난달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 사업의 새 로고를 공개하며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했다. 쿠팡은 그동안 내부 서비스와 외부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에 제공하던 AI 인프라를 외부 클라이언트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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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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