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김지웅 두잇 CSO/사진=남미래 기자"두잇의 고객 지표는 글로벌에서도 유례없을 정도로 뛰어났어요. 합류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김지웅 두잇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1인가구 배달앱 '두잇'에 합류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미국 아마존 본사, SK텔레콤(56,300원 ▲1,000 +1.81%) 등 국내외 대기업을 근무하고, 토스뱅크에서는 5500억원 규모의 투자도 이끌었던 그는 대기업 임원 제안을 고사하고 두잇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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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거쳐 토스뱅크서 5500억 투자유치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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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웅 두잇 CSO 주요 프로필/그래픽=김지영김지웅 CSO는 MBC를 시작으로 미국 아마존 본사, SKT, 토스뱅크 등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특히 아마존에서는 구독 멤버십인 프라임 가격 인상을 고객이탈 없이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김 CSO는 "영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 시장은 미국 본사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며 "당시 넷플릭스가 호주에서 가격을 인상한 걸 포착하고 아마존 프라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의 제안은 제프 베이조스까지 보고됐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고객에게 원가상승 요인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제공 혜택이 증가한 점을 알리는 데에만 한달 넘게 걸렸다"며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결과 가입자 이탈이 거의 없이 성공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에서는 출범 18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55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주도했다. 김 CSO는 "토스뱅크 출범 초기에는 대출총량제 때문에 예대율을 낮게 시작했는데, 신규 수신상품의 틀을 짜는 등 상품팀과 합심해 수익성을 꾀했다"며 "글로벌 유수 펀드들을 직접 만나며 피칭하고 잠재 투자자 풀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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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다음은 두잇"…1인가구 문제 해결사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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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CSO는 올초 토스뱅크를 그만 두고 잠시 휴식기를 가질 계획이었다. 당시 대기업에서도 임원 제안이 오기도 했다. 그런데 두잇의 이윤석 대표가 직접 집 앞까지 찾아와 자문을 요청했고 매주 월요일마다 만나며 두잇의 사업 전략을 함께 고민했다.
김 CSO는 자문 과정에서 두잇의 빠른성장 속도에 마음이 움직였다. 김 CSO는 "두잇의 인당 평균 월 주문 횟수는 10회 정도로, 다른 경쟁사(약 4회)의 2배 이상을 웃돈다"며 "사업 운영 초기인데도 아마존에서 봤던 수준의 성장 지표가 나오는 것을 보고 성공 확률이 높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1인가구가 많은 관악구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던 두잇은 멤버십 서비스인 '두잇777'을 출시했다. 최소 주문금액 9000원만 맞추면 1인분도 평생 무료로 배달해주고 메뉴가 고민되는 소비자에게 7900원에 7개의 1인분 음식을 배달비 없이 매일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다.
김 CSO는 "다들 배달시장은 이미 대형 기업들이 자리잡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지만 두잇은 이같은 우려를 딛고 100가지 실험을 하면서 성장해왔다"며 "두잇777 등 성공적인 실험을 통해 핵심 서비스로 자리잡은 부분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두잇이 꿈꾸는 목표는 '엄마 다음은 두잇'이 되는 것이다. 식사 뿐만 아니라 디저트, 건강식, 반찬, 나아가 생활 전반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김 CSO는 "1인가구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남자는 외로움, 여자는 안정감으로 이는 엄마와 분리돼서 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며 "두잇이 엄마라는 존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1인가구의 외로움과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