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한 장면, 궁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짜 광해가 볼일을 보는 장면/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조선시대에는 임금의 대변을 매일 관찰해 건강 상태를 살폈다. 어의들은 변의 모양, 색, 농도는 물론 심지어 맛까지 보며 상태를 진단했다.
이처럼 대변은 섭취한 음식물, 약물, 이물질 등이 소화 과정을 거쳐 배출되는 결과물로, 인체 건강의 지표로 여겨진다. 장내 염증이나 궤양, 암 등 병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그러나 대변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일상적으로 이를 관찰하긴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스타트업 쓰론(Throne)은 AI(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변기를 통해 대변을 자동 분석하고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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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으로 장 건강 체크…쓰론, 55억 시드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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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론의 AI 스마트 변기 솔루션/사진제공=쓰론쓰론(Throne)은 AI 기반 화장실 기기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이다. 이 기기는 변기 안을 비추는 카메라와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장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쓰론의 기기는 변기 내부에 장착해 사용한다.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특정 만성 질환의 지표와 수분, 비뇨기과 기능을 분석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궤양성 대장염, 각종 대장암, 만성 신장 질환, 전립선 비대증 등 만성 질환을 확인할 수 있다.
쓰론의 기기에서 분석한 모든 정보는 익명화돼 연구자에게 전송된다. 현재 프로토타입으로 제작이 됐으며 내년 1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밴드 후프(WHOOP)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존 카포디루포를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영입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목시벤처스 등으로부터 400만달러(55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도 유치했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미국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 등이 엔젤투자자로 참여했다. 고환암을 앓았던 암스트롱은 쓰론의 시제품을 사용해본 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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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레이놀즈가 투자한 광고회사…상장 첫날 65%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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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주연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4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도파민 폭발 액션 블록버스터 '데드풀과 울버린'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2024.07.04 /사진=이동훈벤처투자자로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인 라이언 레이놀즈가 또다시 '잭팟'을 터트렸다. 레이놀즈가 투자하고 직접 경영에 참여한 광고 플랫폼 기업 'MNTN'의 주가가 급등하면서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MNTN의 주가는 26.3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16달러) 대비 65% 상승한 것이다. MNTN 시가총액은 약 20억달러(2조7500억원)으로, 스톡옵션 등을 포함하면 27억달러(3조7100억원)에 달한다.
MNTN의 상장 흥행은 예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더글라스 MNTN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급 가능한 주식수의 14배에 달하는 주문 물량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MNTN은 스트리밍 TV에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2018년 서비스 출시 이후, 광고주가 전년 동기 대비 약 89% 늘어나는 등 급성장해왔다.
레이놀즈는 2021년 공동설립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맥시멈 에포트'를 MNTN에 매각한 뒤,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 활동 중이다. 그는 상장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직접 연단에 오르는 등 브랜드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는 과거에도 잇따라 '대박 투자'를 성사시켰다. 2018년 투자한 주류 브랜드 에비에이션 아메리칸 진(Aviation American Gin)은 2020년 6억1000만달러(약 7200억원)에 매각됐고 2019년 투자한 알뜰폰 스타트업 '민트모바일'은 2023년 T모바일에 13억5000만달러(약 1조7700억원)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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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친환경 정책에 탄소포집기업 클라임웍스 대규모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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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임웍스 탄소 포집 시설/사진=클라임웍스 홈페이지스위스의 탄소포집 스타트업 클라임웍스(Climeworks)가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른 정부 보조금 철회가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클라임웍스는 최근 106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구조조정 전 회사 직원 수는 483명이었다. 얀 뷔르츠바허 클라임웍스 대표는 "불리한 시장상황을 감안해 회사는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클라임웍스는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해 암석으로 만드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포집된 탄소를 현무암으로 이뤄진 지하에 주입한다. 탄소는 2년 안에 돌로 굳어져 지하 암반층에 영구적으로 저장된다. 누적투자금은 8억달러(약 1조1600억원)으로 탄소포집 유니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비상장기업)에 등극했다.
클라임웍스의 구조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 기후정책으로 풀이된다. 클라임웍스는 지난해 미국 정부로부터 5000만달러(약 687억원)의 보조금을 받아 탄소포집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탄소 감축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원을 검토하고 철회했다. 미국 에너지부가 클라임웍스 공장 건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사업 불확실성인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이에 탄소포집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도 크게 줄었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탄소포집 스타트업의 투자금은 1억1000만달러(약 1512억원)로 전년보다 46% 줄었다.
다만 투자자들은 클라임웍스의 감원을 탄소포집 업계의 위기로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고 분석했다. 알렉스 로터 목시 벤처스 상무는 "이러한 감원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위한 적절한 조치이며, 회사가 더 성공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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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생 VC, 10년 만에 펀드 결성 최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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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생 VC의 펀드 결성 규모/그래픽=김지영올해 미국 신생 벤처캐피탈(VC)의 펀드 결성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불확실성과 고금리 등 경제 상황과 정치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주요 출자자(LP)들의 벤처투자 여력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피치북을 인용해 펀드 3개 이하를 운용하는 신생 VC의 펀드 결성 규모가 2021년 640억달러(약 88조원)에서 지난해 170억달러(약 23조3750억원)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약 47억달러(약 6조4625억원)의 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첫 번째 펀드를 결성하는 VC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까지 이들이 유치한 자금은 11억달러(1조51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60억달러(8조25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2021년보다는 75% 감소한 수치다.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 내 다양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컨설팅회사 캠브리지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2019~2022년 사이 흑인 인권(BLM)·미투 운동을 계기로 인종·성별 다양성을 갖춘 신생 VC들이 대거 등장했다. 찰스 허드슨 크레커서벤처스 파트너는 "이러한 위축은 벤처 업계의 인종, 성별 다양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