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예고편 캡처2008년 개봉한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 벤자민 버튼은 80대 노인의 몸과 얼굴로 태어난 아기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젊어진다. 영화 속 상상에 그칠 줄 알았던 '회춘'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건강하게 오래 사는 장수의 '축복'을 넘어 30대의 체력으로 오래 사는 장수의 '기적'을 실현시키려는 스타트업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 받았다. 과연 가까운 미래에 벤자민 버튼처럼 수명의 시계가 거꾸로 흐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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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해 젊게 오래 산다…1조 기업가치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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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 뉴리미트는 1억3000만달러(18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8억1000만 달러(약 1조1440억원)로 평가됐다.
뉴리미트는 코인베이스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설립한 기업으로, 인간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해 노화 속도를 늦추고 젊은 세포 기능을 회복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세포 재프로그래밍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시 짜듯이 노화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기술을 말한다. 뉴리미트는 인간 세포의 단백질 하위그룹(subset)을 표적으로 삼아 노화의 영향을 억제하도록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암스트롱 대표는 "우리는 세포가 젊었을 때 가졌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몇 년 더 지나야 하지만 간세포와 면역 기능과 관련된 세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향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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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배민' 도어대시, '英 배민'과 '美 캐치테이블' 인수…7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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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도어대시미국의 음식 배달플랫폼인 도어대시가 영국 배달 플랫폼 딜리버루와 미국 레스토랑 예약 업체 세븐룸을 연달아 인수했다. 인수 규모는 총 50억달러(약 7조원)로, 도어대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유럽 등 글로벌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어대시는 딜리버루를 29억파운드(약 5조3800억원)에, 세븐룸은 12억달러(약 1조6800억원)에 인수한다. 도어대시는 두 회사 인수를 올 하반기에 완료할 계획이다.
도어대시는 "딜리버루와 합병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 리더로서 도어대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세븐룸을 인수해 전세계 가맹점에 매장 및 배달 매출 증대, 고객관계관리(CRM) 고도화 등 수익성 증대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딜리버루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9개국에서 배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북미와 캐나다 중심인 도어대시와 서비스 영역이 겹치지 않아 규제기관이 인수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정대로 인수를 마무리하면 도어대시는 40개국에 진출해 총 월간 활성 이용자 5000만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우버이츠 등 글로벌 경쟁사보다 앞설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세븐룸은 호텔 및 레스토랑의 예약 및 CRM 마케팅 운영 플랫폼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MGM리조트 인터내셔널, 볼프강 퍽 등 1만3000개를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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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혹한기에 폐업 돕는 스타트업 뜬다…200억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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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클로저 임직원 사진/사진제공=심플클로저 홈페이지경기침체와 높은 경제 불확실성으로 많은 스타트업이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이 가운데 스타트업의 폐업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각) 미국 스타트업 심플클로저는 1500만달러(약 21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TTV캐피탈의 리드 하에 인피니티벤처스, 안테미스, 팍스캐피탈, 베라 에쿼티 등 기존 투자자와 리걸테크펀드, 카르타 등 신규 투자자가 참여했다.
심플클로저는 법적 서류 제출부터 투자자 소통까지 복잡한 법적 절차를 자동화해 스타트업의 사업 중단을 지원한다. 심플클로저는 올해 1500개 스타트업의 폐업을 지원할 예정이며, 이는 지난해보다 3배 많은 수치다.
특히, 스타트업의 폐업 문의는 최근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심플클로저에 따르면 지난해 심플클로저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배 이상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지난 몇 달간 심플클로저에 의뢰한 회사는 약 25% 늘어났다.
도리 요나 심플클로저 대표는 "스타트업의 90%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며, 폐업은 기업가정신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기업이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필요할 경우 올바른 방법으로 폐업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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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명상법 알려주더니 성매매 강요…재판 회부된 美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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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데돈 원테이스트 창업자/사진제공=넷플릭스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여성 대상 명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스타트업 원테이스트 창업자와 임원이 성매매, 노동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직 스트리퍼 출신인 니콜 데돈이 설립한 원테이스트는 오르가슴 명상법으로 알려진 성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여성의 오르가즘을 통해 성적 쾌락 뿐만 아니라 감정적 치유와 연결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네스 팰트로나 클로이 카다시안 등 유명 연예인이 해당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2010년대 급성장했다.
그러나 2018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전 원테이스트 회원들이 회사로부터 재정적, 심리적, 성적으로 착취당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원테이스트의 수업은 원데이 클래스부터 일주일 이상 집중 클래스까지 다양했으며 수업료는 수만달러에 달했다. 일부 회원들은 이 수업료를 지불하기 위해 빚까지 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검찰 조사를 통해 설립자인 니콜 데돈과 최고영업책임자였던 레이첼 체르위츠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회원과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으로 일하도록 하고 원테이스트 투자자와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하는 등 착취를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검찰은 니콜 데돈과 레이첼 체르위츠를 강제 노동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장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원테이스트의 충격적인 만행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오르가즘 주식회사: 쾌락을 판 어느 회사의 비밀'로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