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소식통 인용 "내달 WWDC '시리 언급' 없을 듯"…
"투자 실패, 개인정보 우려, 리더십 부재 등 AI 부진 이유"
![[뮌헨(독일)=AP/뉴시스]독일 뮌헨의 한 매장에서 2023년 11월13일 애플 로고가 조명되고 있다. 2025.03.31.](https://thumb.mt.co.kr/06/2025/05/2025051910524381344_1.jpg/dims/optimize/?1747633854)
19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6월 9일 열리는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개선된 시리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해 6월 WWDC에서 AI를 접목한 음성 비서 '시리' 등을 포함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시리를 이용해 아이폰16 등 애플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특히 TV광고에서는 주인공이 시리에게 "두 달 전 카페에서 만난 그 남자, 이름이 뭐였지?"라고 묻자 시리가 곧바로 "잭"이라고 대답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애플은 1년 전 WWDC에서 AI 시리를 포함해 애플인텔리전스가 구현할 것이라고 했던 기능 상당 부분을 현실화하지 못했다. 이에 작년 9월 AI 기능 탑재를 기대하고 아이폰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은 세계 각국에서 '애플이 허위 광고를 했다'며 집단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애플 내부 소식에 정통한 마크 거먼은 이날 블룸버그 보도에서 "6월 WWDC에서는 기존 '애플인텔리전스'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하겠지만, 1년 전 약속됐던 시리의 주요 업그레이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애플은 마케팅 측면에서 시리와 애플인텔리전스 브랜드 분리를 준비하고 있다"며 "시리의 낮은 평판이 애플의 AI 메시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같은 애플의 AI 트라우마는 신기술의 공개 전략도 바꿔놓았다. 애플은 앞으로 "공식 출시 몇 달 전에는 기능 발표를 중단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애플이 시리를 포함한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것이 리더십의 부재, 소극적 투자, 개인정보 처리의 민감성 등 복합적인 원인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우선 팀 쿡 CEO(최고경영자) 체제의 애플은 다양한 신기술 투자 과정에서 AI 학습의 핵심인 GPU(그래픽처리장치) 조달을 뒷순위로 미뤘다. 애플에 오래 몸담았던 한 임원은 "AI 세계에서는 투자하기 전까지 제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애플은 그런 식으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플의 AI·소프트웨어 담당자는 "어떤 일이든 하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뚫어내야 하는데, 애플은 구글, 메타, 오픈AI보다 그런 상황에서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18년부터 애플의 AI 개발을 총괄해 온 존 지아난드레아에 대해 "소극적이고, 팀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히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지아난드레아는 시리와 애플인텔리전스의 평판 추락을 "미완성 기능을 과대 광고한" 마케팅·광고팀 탓으로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지아난드레아는 시리 엔지니어링과 로봇 기기 등 제품의 개발 권한을 잃었으며, 현재 시리는 '비전 프로' 개발을 이끌었던 마이클 록웰이 맡아 챗GTP 수준의 성능을 갖춘 AI 비서로 개발 중이다.
한편 애플 내부에서는 AI 실패가 다른 신제품 개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플의 서비스 담당 수석부사장인 에디 큐는 최근 동료들에게 "애플이 기술 업계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위태롭다. 아이폰이 노키아에 끼친 피해를 AI가 애플에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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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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