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불발 끝 '슈퍼컴 6호기' 최종 계약…내년 구축한다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5.05.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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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상반기 구축 완료…과제 공모
엔비디아 'GH200' 8694장…거대 AI 모델 연구 지원

슈퍼컴 5호기 vs 슈퍼컴 6호기/그래픽=김현정
슈퍼컴 5호기 vs 슈퍼컴 6호기/그래픽=김현정
국내 거대 AI(인공지능) 연구를 가속할 슈퍼컴퓨터 6호기가 거듭된 고배 끝에 내년 상반기 구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국가 초고성능 컴퓨터(이하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위한 계약이 지난 12일 최종 체결됐다고 14일 밝혔다.

주관기관인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와 휴렛팩커드유한회사(HPE) 간 맺은 이번 계약의 규모는 5년간의 유지보수비 780억원을 포함해 3825억원이다.

2023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슈퍼컴 6호기는 2년여의 기다림 끝에 본궤도에 올랐다. 앞서 GPU(그래픽처리장치) 가격 급상승과 환율 변동 등으로 4차례 유찰된 바 있다. 지난해 1554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 재입찰을 진행했다.

조달청에 따르면 슈퍼컴 6호기 입찰엔 글로벌 슈퍼컴 제조사 중 2개 기업이 참가했다. 규격과 성능 검토를 거쳐 HPE가 최종 낙찰됐다.

HPE는 슈퍼컴 전용 네트워크 기술을 자체 보유한 기업이다. 세계 최상위급 슈퍼컴 500개 중 2024년 하반기 기준 세계 1위인 미국 '엘 캐피탄', 2위 '프런티어'를 HPE가 구축했다.

KISTI와 HPE는 2026년 상반기까지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주요 장비를 들여오는 데 8~10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구축 후 사전테스트를 거친 뒤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과제를 공모한다. 연구 분야별 할당 계획은 올 하반기 수립한다.



첫 'AI 특화' 공공 슈퍼컴... 성능 어느 정도?


슈퍼컴 5호기와 슈퍼컴 6호기 비교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슈퍼컴 5호기와 슈퍼컴 6호기 비교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슈퍼컴 6호는 AI 연구에 최적화한 슈퍼컴이다. 연구과제의 30%를 AI에 할당할 계획이다. CPU(중앙처리정치)만으로 구성된 이전 세대 슈퍼컴들과 달리 GPU와 CPU가 혼합됐다. 기존 CPU 기반 슈퍼컴이 수행하던 거대계산과학과 데이터분석에 더해 AI 모델 연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슈퍼컴 6호엔 엔비디아(NVIDA) 'GH200' 등 최신 GPU 8496장을 탑재했다. GH200은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AI 칩인 'H100'에 CPU를 통합해 데이터 처리 효율을 극대화한 칩이다.

가동 시 연산성능은 600페타플롭스(PF·1PF는 1초당 1000조번 연산)급, 저장공간은 205페타바이트(PB·1024테라바이트)급이다. 네트워크 성능은 400Gbps 이상이다. 이는 세계 최상위 슈퍼컴 10위권과 비견된다.

고성능 GPU 인프라 부족으로 AI 연구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연구계에는 희소식이다. 과기정통부는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완료하는 즉시 중규모 이상급 AI 개발 등 다양한 수요를 신속히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중규모 AI는 GPU 50~200개 내외를 사용해 3개월 내 완료할 수 있는 AI 학습을 말한다.

또 지난 3월 발표한 'AI+S&T 활성화 방안'에 따른 8대 특화 AI 모델 개발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8대 특화 AI 모델은 △차세대 신소재 △혁신 신약 △초미세 반도체 △우주 탐사 △양자 컴퓨팅 △차세대 이차전지 △친환경 신기술 △미래 에너지 등이다.

과기정통부는 다만 슈퍼컴 6호기 도입 후에도 그간 누적돼 온 연구 현장의 수요가 한꺼번에 해소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AI+S&T 공공인프라' 구축 방안을 올해 내놓을 예정이다.

김성수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슈퍼컴 6호기 도입으로 연구·산업 현장에서 기존 방식으로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하고 지금껏 없었던 혁신적 연구 성과가 창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우리나라가 공공인프라 슈퍼컴을 도입한 가장 최근 사례는 2018년 슈퍼컴 5호기 '누리온'이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이 13일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슈퍼컴 6호기 도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김성수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이 13일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슈퍼컴 6호기 도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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