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세계 최초 '자성체 기반 양자컴' 핵심 기술 실증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5.05.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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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를 이끈 송무준 KAIST 물리학과 박사(왼쪽), 김갑진 물리학과 교수(오른쪽) /사진=KAIST
이번 연구를 이끈 송무준 KAIST 물리학과 박사(왼쪽), 김갑진 물리학과 교수(오른쪽) /사진=KAIST

KAIST(카이스트)와 국제 공동연구팀이 자석 기반 양자컴퓨팅 기술을 최초로 실증했다.

KAIST는 김갑진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ANL),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광자-마그논 하이브리드 칩'을 개발하고 양자컴퓨팅의 핵심 현상을 구현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엔피제이 스핀트로닉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 4월 공개됐다.

자석을 양자 연산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세계 최초의 실험이다. 광자-마그논 하이브리드 칩은 '빛'과 '자석 내부의 진동(마그논)'이 함께 작동하는 특수한 칩이다. 자석의 N극와 S극은 원자 내부에 존재하는 전자의 '스핀'에서 나온다. 여러 원자가 모일 때 나타나는 스핀의 집단적인 진동 상태를 마그논이라고 한다.

마그논의 특성 중 하나는 정보를 한쪽으로만 전달하는 '비상호성'인데, 이같은 특성을 활용하면 정확한 양자 상태 측정을 방해하는 노이즈를 차단한 수 있다. 또 빛, 마이크로파와 동시에 결합할 수 있어 양자 정보를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전송하는 양자 통신 소자로도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작은 자석 구슬인 이트륨 철 가넷(YIG) 2개를 12나노미터(nm) 간격으로 배치했다. 그 사이에 구글, IBM 등의 양자컴에서 사용하는 회로인 초전도 공진기를 설치한 뒤 한쪽 자석에 신호(펄스)를 넣고, 신호가 다른 자석까지 잘 전달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수 나노초(ns) 길이의 아주 짧은 하나의 펄스에서 최대 4개에 이르는 마이크로파 펄스를 입력했을 때 그로 인해 생기는 자석 내부의 진동(마그논)이 회로를 통해 멀리 있는 다른 자석까지 손실 없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펄스 사이에 간섭을 일으켜도 신호의 상태가 유지됐다.

서로 멀리 떨어진 자석 사이에서 신호를 전송하고, 신호 여러 개가 서로 간섭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조절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나아가 여러 펄스의 주파수와 이들 간 시간 간격을 조절하면 자석 안에 생기는 마그논의 간섭을 임의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양자 정보 처리 분야에서 필수적인 여러 개 신호를 활용한 양자 게이트 연산을 자성체-초전도 회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자성체 기반 양자 소자가 실질적으로 양자컴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선도연구센터·양자정보과학인적기반 조성 사업 및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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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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