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되네?'…자유자재로 재활용하는 '신개념' 플라스틱 나왔다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03.04 15:5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연구팀이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인체에도 무해한 열경화성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사진은 열경화성 고분자 필름이 특정 저독성 용매에 의해 완전히 용해된 모습.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연구팀이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인체에도 무해한 열경화성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사진은 열경화성 고분자 필름이 특정 저독성 용매에 의해 완전히 용해된 모습.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스마트폰, 자동차의 주재료지만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혔던 열경화성 플라스틱을 간단한 화학 공정만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은 김진철 정밀·바이오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특정 저독성 용매에도 녹는 열경화성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드 인터페이시스'에 지난 1월 게재됐다.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높은 온도의 열을 가해도 안정성이 높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된다. 휴대전화, 건축자채, 자동차 등의 주요 재료다. 한 번 모양을 만들고 나면 더 이상 형태를 바꿀 수 없다는 특성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열을 가해도 잘 녹지 않아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매립, 소각 외에는 폐기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열경화성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유다.

또 열경화성 플라스틱처럼 단단한 성질을 가진 소재를 녹이려면 매우 강하고 독하며 인체에 해로운 유기용매나 유기 주석 화합물 기반 촉매가 필요하다. 재활용 공정 중 2차적 환경 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을 거쳐 녹이더라도 재활용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제거하는 등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하다. 원재료 소모도 크다.

연구팀은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인체에도 무해한 열경화성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고분자의 구조를 바꾸는 방법으로 폴리우레탄 고분자 플라스틱 소재를 제작했다. 폴리우레탄은 대표적인 열경화성 고분자다.

연구팀은 '리포산'과 '폴리에틸렌이민'을 합성해 열경화성 폴리우레탄을 만들었다. 리포산은 자연 원료에서 얻을 수 있는 재생 가능한 원료다. 리포산에 자외선을 쬐면 빨간 원 모양이었던 리포산의 고리가 열리며 빨간 긴 막대 모양인 단단한 고분자가 된다. 리포산에 폴리에틸렌이민을 합성하면 자가촉매 반응을 일으켜 다시 고리 형태로 돌아간다. 여기에 또다시 자외선을 쬐면 긴 막대 형태가 된다. 간단한 공정으로 재활용을 반복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개발한 소재에 리튬이온 염을 첨가했더니 이온에 의해 전하가 운반되는 '이온전도성'이 나타났다. 배터리, 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소자용 고체전해질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리튬이온 염을 첨가한 후 다시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필요에 따라 리튬화합물만 회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재활용이 어려운 열경화 플라스틱을 인체유해성이 적은 용매를 이용해 재활용하는 기술"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탄소를 줄이고 화학 소재를 재자원화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진연구자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진철 책임연구원 연구팀. 김진철 책임연구원, 유지홍 박사후연구원, 정지은 선임연구원(오른쪽부터)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이번 연구를 이끈 김진철 책임연구원 연구팀. 김진철 책임연구원, 유지홍 박사후연구원, 정지은 선임연구원(오른쪽부터)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관련기사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