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1천만 찍은 크리스마스 플리…벅스의 전략 통했다

이정현 기자 기사 입력 2023.12.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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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셜 유튜브 채널/사진=유튜브 캡처
에센셜 유튜브 채널/사진=유튜브 캡처

#직장인 A씨는 최근 갤러리아 백화점 서울 명품관 오디오 팝업스토어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팝업스토어에서 전개 중인 B&W(뱅앤올룹슨)나 매킨토시 등 브랜드의 스피커가 좋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흘러나오는 음악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명품 스피커와 독서 콘셉트에 어울리는 선곡에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지난주 친구들과 연말 홈파티를 열고 좋은 와인과 맛있는 음식을 준비한 B씨는 음악이 빠지면 안된다고 생각해 유튜브로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음악을 찾았다. 그러다 한 크리스마스 캐롤 플레이리스트를 선택했는데 흘러나오는 음악이 전부 완벽했다. NHN벅스가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만든 에센셜이었다.

2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NHN벅스 (4,195원 ▼105 -2.44%)의 에센셜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31만명을 넘었다. B씨가 찾아 들은 크리스마스 캐롤 플레이리스트는 업로드 한 지 한달 만에 조회수 1000만회를 넘겼다. 연예인이 등장해 특정 팬덤이 작용하는 뮤직비디오가 아닌 단순 플레이리스트가 조회수 1000만을 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에센셜은 NHN벅스에서 운영 중인 음악 플레이리스트 공유 유튜브 채널이다. NHN벅스는 2011년부터 10년 넘게 운영 중인 '뮤직PD'로 모은 유저 데이터를 재가공해 에센셜 콘텐츠로 내놓고 있다. 뮤직PD 제도는 유저가 직접 PD가 돼 음악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AI(인공지능) 자동추천이 대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사람 냄새 나는 플레이리스트라는 역발상 전략을 쓴 게 빛을 본 셈이다.

NHN벅스는 AI가 절대 인간의 감성을 넘어설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에센셜로 공간 큐레이팅 사업을 전개하며 수익화를 추진 중이다. 단순히 사내 음악 전문가들이 모여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선곡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팀에서는 재생 화면을 분위기에 맞게 디자인하고 마케팅팀은 해당 공간 감성에 맞는 마케팅을 진행하는 식이다.

갤러리아 백화점과 협업한 에센셜/사진제공=NHN벅스
갤러리아 백화점과 협업한 에센셜/사진제공=NHN벅스

NHN벅스는 에센셜을 매출 확대를 위한 우회 전략으로 보고 있다. 올해 NHN벅스는 B2B(기업간 거래) 사업으로 MINI 코리아와 함께 '2023 서울모빌리티쇼'를 위한 에센셜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였다. 한국공항공사와는 계절을 테마로 각 계절별 어울리는 에센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전국 12개 공항에 음악과 영상을 송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76,500원 ▲1,300 +1.73%)와 제휴를 맺고 채널형 무료 비디오 서비스인 삼성 TV플러스에 에센셜을 신규 채널로 추가했다. 삼성 스마트 TV에서 채널을 선택하면 24시간 에센셜 플레이리스트 감상이 가능하다. LG전자 (100,600원 ▲2,400 +2.44%)와도 협업중이다. LCD 액자형 에어컨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아트쿨'에 에센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해 음악과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NHN벅스는 에센셜을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에도 활용중이다. 패션전문기업 한섬 (17,920원 ▲40 +0.22%)과 에센셜 감성을 담은 디자인 티셔츠를 개발하는 등 굿즈 사업과 벅스 앱(애플리케이션) 내 페이버릿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아티스트의 음원만으로 에센셜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해 신규 이용자 유입을 노리는 식이다. 벅스 앱에서는 유튜브보다 더 많은 에센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NHN벅스가 이처럼 전사적으로 에센셜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2021년 수익 다각화를 목적으로 사업 확대를 시도한 이래 유튜브의 성장세와 맞물려 가장 가능성을 보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간 NHN벅스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 뮤직드라마를 제작하며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사업과 아티스트 필름 사업 등을 추진했으나 크게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멜론과 유튜브뮤직이 음악 스트리밍 앱 분야에서 압도적인 1, 2위 자리를 차지한 현실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모바일인덱스 11월 MAU(월간활성이용자수) 상 멜론과 유튜브뮤직은 600만명 이상인 반면 벅스는 33만명 선에 그쳤다. 이마저도 8월 36만명, 9~10월 35만명에서 줄어든 수치다. 수익구조 상 B2B와 B2C가 딱 반반 정도인 NHN벅스는 에센셜을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

NHN벅스 관계자는 "에센셜 선곡 과정에서 테마에 맞는 무드의 음악을 선곡하는 동시에 인간 냄새라는 에센셜 고유의 무드에도 적합한 곡을 선곡한다"며 "단순히 듣는 음악은 이미 AI 등을 활용해 고도화된 측면이 있어 차별화가 쉽지 않은 만큼 음악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만들어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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