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차단·출연금지…게임업계, 中 '2차 한한령' 우려에도 근거있는 자신감

최우영 기자 기사 입력 2023.05.2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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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중국 외교부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중국 외교부
중국에서 네이버 접속 차단, 한국 연예인 출연금지 조치가 잇따르면서 2016년 사드 보복사태에 이은 '제2의 한한령'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게임업계는 7년여 동안 익숙해진 중국의 제재 덕에 또 한 번의 한한령이 닥치더라도 가뿐히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체들은 2016년 이전까진 매년 거의 수십 개의 게임을 중국에 수출했지만,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이 본격화된 2017년 3월 이후에는 한동안 중국 내 게임 허가인 판호 발급이 끊겼다. 2020년과 2021년엔 1개씩만 판호를 내주다 지난해 조금 더 판호를 늘려주는 정도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서 판호 자체를 내주지 않다보니 중국만을 겨냥한 서비스 개발을 한다거나 글로벌 출시 일정을 중국 시장 때문에 연기하는 일은 이제 없어졌다"며 "중국 정부가 내수 게임회사도 규제하는 등 게임산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 스탠스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상당 부분 기대치가 낮아진 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게임업계의 '탈 중국' 움직임에도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을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한령 이전인 2015년 국내 게임업계의 중화권(중국, 대만, 홍콩) 시장 매출 비중은 32.9%였다. 한한령 이후인 2021년에는 중국 본토만 34.1%에 달했다. 대만(6.4%)과 홍콩(2.4%)까지 합치면 중화권 매출 비중은 42.9%에 이른다.

이는 기존에 시장에 진출한 한국산 게임들이 꾸준히 매출을 올려주고, 신작 게임 역시 VPN(가상사설망)을 통한 접속으로 이미 상당한 중국 유저들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치중하는 모양새다. 올해 출시하는 엔씨소프트 (169,300원 ▼900 -0.53%) 신작 TL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PC와 콘솔 모두 플레이가 가능토록 개발 중이다. 올해 출시한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역시 콘솔에서 플레이가 가능해지도록 해 해외 시장을 정조준했다.

다만 중국이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만큼, 신규 판호 발급 등에 대비한 테스트베드로서 대만 시장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비슷한 언어, 문화에 기반한 대만을 두드리면서 이용자 성향과 트렌드를 파악하고, 중국 시장이 열릴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여전히 규모 면에서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정치적인 불확실성 등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의존도를 낮추려는 여러 가지 자구책을 추진해왔다"며 "또다시 판호 발급이 막힌다고 하더라도 국내 업계가 추가로 받는 타격은 체감되지 않을 정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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