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무료 이용자 보상, 왜 이모티콘이었을까

배한님 기자 기사 입력 2023.01.0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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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례 없는 무료 이용자 보상에 사용성 높은 이모티콘 택해
춘식이 등 3종 이모티콘, 32시간만에 1200만명 다운로드
톡서랍 자동결제 등 논란에 사과·해명도

/사진=카카오 공지 갈무리
/사진=카카오 공지 갈무리
카카오 (42,300원 ▼2,200 -4.94%)가 먹통 사태에 대한 피해 보상으로 지급한 이모티콘 다운로드가 1200만건을 넘어섰다. 보상지급 페이지를 공개한 지 약 하루만에 빠른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더불어 카카오는 무료 이용자 보상 관련 논란에 대한 해명에도 나섰다.

6일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약 1200만명이 카카오의 무료 서비스 이용자 대상 피해 보상인 '마음패키지'를 다운받았다. 지급을 시작한 지 1일 8시간 만이다. 마음패키지에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1종(춘식이는 프렌즈2)과 90일간 이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2종(토심이는 토뭉이랑 놀거야·아기 망그러진 곰) 등 총 3종이 담겼다.

카카오팀은 6일 '카카오 마음 패키지에 대해 설명드립니다'라는 공지를 통해 무료 서비스 이용자 보상으로 이모티콘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 카카오가 자사 IP(지식재산권)인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지급하면서 큰 비용 부담 없이 생색내기용 보상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는 무료 서비스 피해 접수 사례의 80% 이상이 금전 피해와 무관한 다양한 심리적 피해 및 일상의 불편 호소, 단순 복구 문의 등이라 이에 대한 금전적 보상 및 지원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팀은 "무료 이용자에 대한 보상은 선례가 없다는 점과 이번 결정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신중한 논의를 거쳤다"며 "카카오 서비스 내에서 사용자분들이 가장 제약 없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모티콘 3종 지급 결정은 소상공인협회·소비자단체·학계 등과 구성한 '1015 보상 협의체'에서 내린 것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게 가격이 비싼 서비스로 보상하게 되면 향후 타 업체에서 장애가 발생했을 때, 카카오 보상을 근거로 막대한 보상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팀은 선착순 300만명에게 지급된 100GB 상당의 카카오톡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달 이용권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톡서랍 플러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결제 수단을 등록해야 한다. 이번에 무료 보상으로 지급된 1달 이용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이 "보상으로 무료 이용하게 해놓고 정기결제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특성 상 결제수단 및 정기결제 등록이 필요하도록 디자인 됐다"며 "사용기한 만료 일주일 전, 1일 전 알림 메시지를 보내 추가 사용을 원치 않을 경우 해제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날 톡서랍 플러스 1달 이용권을 받은 300만명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하는 메시지도 보냈다.

카카오메이커스 상품권 지급 배경도 설명됐다. '마음패키지'에는 2000원·3000원 상당의 카카오메이커스 상품권이 하나씩 포함됐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 이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카카오 플랫폼에서 물건을 사야 하므로 보상을 빌미로 매출을 끌어올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는 "카카오메이커스는 선주문 후 생산으로 소상공인들에게는 재고 부담을 덜고, 수익금으로는 환경기금을 조성하는 카카오의 대표적 상생 서비스"라며 "같은 금액 쿠폰이라도 좀 더 사회적 의미가 담긴 보상을 드리는 것이 카카오가 항상 지켜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1015 보상 협의체와 합의한 기본안에 더해, 카카오의 추가 아이템을 한데 묶어 제공한 것은 사용자분들이 보다 쉽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의도였으나, 이에 따라 불편을 느낀 분이 있다면 너른 이해를 구한다"며 "마음패키지가 장애 이후 신뢰 회복을 위한 첫걸음일 뿐,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꾸준히 쌓아가야 함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 기자 사진 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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