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전'의 그림자…포르투갈 전기요금 5배 올랐다

변휘 기자 기사 입력 2025.05.09 17:57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정전 예방하려… 포르투갈, 스페인 전력 수입 중단

[리스본=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포르투갈에서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발생해 리스본에서 자동차 한 대가 가로등이 꺼진 거리를 주행하고 있다. 2025.04.29.
[리스본=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포르투갈에서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발생해 리스본에서 자동차 한 대가 가로등이 꺼진 거리를 주행하고 있다. 2025.04.29.
최근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은 포르투갈 정부가 스페인으로부터의 전력 수입을 줄이면서 포르투갈의 전기료가 치솟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마리아 다 그라사 카르발류 포르투갈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에서 벌어진 정전 사태 이후 "예방 차원에서" 스페인으로부터의 전력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은 작년 기준 소비 전력의 5분의 1가량을 이웃나라인 스페인에서 수입했다.

이번 조치로 포르투갈의 전기 도매가격은 급등했다. 포르투갈 전력회사 렌(REN)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스페인의 도매가격은 1메가와트시(MWh) 10.24유로였는데 포르투갈에서는 47.92유로로 거의 5배 가격을 기록했다. 그러다 렌이 8일 스페인으로부터의 전력 수입을 제한적으로 재개하자 스페인 도매가는 MWh당 16.76유로, 포르투갈은 41.86유로로 차이가 다소 줄었다. 기존 두 나라의 전기 도매 가격은 거의 동일했다.

렌은 오는 12일까지 스페인으로부터의 전력 수입 용량을 하루 1000MWh로 제한할 계획인데, 이는 최근 몇 년간 포르투갈의 최대 일일 수입량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렌은 이번 결정이 "포르투갈 국가 전력 시스템의 안전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르발류 에너지부 장관은 FT에 "양국 간 에너지 거래를 완전히 정상화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단계적인 계획을 현재 개발 중"이라며 "운영 보안과 시장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베리아반도의 두 나라는 1980년대부터 전력 시스템을 통합해왔고, 최근 수년간 스페인에서 태양광 발전소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포르투갈의 의존도도 높아졌다. 일조량이 높은 스페인의 기후 덕분에 오후에는 현물 전기 가격이 '0유로'가 될 정도로, 스페인이 값싼 전기를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정전 사태로 포르투갈에선 안보 측면에서 전력 수급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포르투갈 최대 경제단체인 CIP의 아르민두 몬테이루 대표는 FT에 "저렴한 스페인 전력에 대한 접근성이 포르투갈의 경제 경쟁력을 강화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의 전력 의존도가 적절한지 필수적인 안보 상황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기자 사진 변휘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