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도 힘든데…中 '특허분쟁' 시달리는 K-스타트업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2.10.1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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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형 배터리 탈착형 케이스' 놓고 한중 기업간 특허분쟁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폐업의 위기에 놓인 가운데 해외기업과 특허침해 분쟁을 벌이며 더욱 혹독한 생존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도 있다.

16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교체형 배터리 탈착형 스마트폰 케이스를 개발한 애드크런치는 유사한 형태의 닌텐도 스위치용 케이스를 출시한 중국 업체 측에 최근 특허침해 관련 경고문을 보냈다.

애드크런치는 2017년 설립된 스마트폰 액세서리 전문 스타트업이다. 문제를 제기한 중국 제품은 닌텐도 스위치에 착용 가능한 확장 케이스다. 교체형 탈착식 배터리를 채택해 게임기 구동 시간이 2배 증가하는 것을 주요 특징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올해 초 미국 킥스타터와 인디고고, 일본 캠프파이어, 국내 펀샵을 통해 총 158만5000달러(약 23억원) 규모의 크라우드펀딩과 예약판매가 이뤄지며 닌텐도 스위치 이용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국 업체 "특허침해 아냐, 다른 기술"



애드크런치의 안티오프 제품 소개 영상
신승민 애드크런치 대표는 "해당 제품의 '탈착식 배터리 케이스를 이용해 전원을 공급하는 방식'은 우리가 보유한 이동단말기 보호 케이스 관련 주요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가 특허침해로 지적하는 것은 △한국특허(10-1868289) △미국특허(10594352B2) △중국 실용신안(201721564326u) 등 크게 3가지다.

특허는 케이스 내 탈착형 배터리를 수납하는 공간, 배터리와 전기적으로 연결되는 접촉단자, 탈착형(분리형) 배터리, 단말기와 연결하는 내부 커넥터 기술 등을 골자로 한다. 닌텐도 스위치도 이동형 단말기이기 때문에 관련 특허의 적용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서도 등록 특허를 확보했다"며 "해당 업체가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으로 수출하는데도 제약을 걸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업체는 애드크런치 측에 "특허침해가 아니다. 다른 기술이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특히 이 업체는 '중국 내에서 무효화할 수 있는 특허 10개를 찾았고 안 되면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상태라고 신 대표는 전했다.


"스타트업이 대응하기 버겁고 힘들어…특허 매각도 고려"


신 대표는 "중국 업체의 지적 자산은 특허권이나 실용신안이 아니라 해당 제품과 관련한 디자인권만 등록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우리가 2017~2018년 특허를 등록한 반면 중국 업체의 디자인권은 지난해 등록됐다. 모든 정황들이 의심스럽게 흘러간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지식재산권이 등록돼 있기 때문에 우선 펀샵을 특허침해 위협 기업으로 국내 세관에 등록해 중국 제품이 국내 유통되는 것을 막는 절차에 착수했다"며 "중국 세관을 통해 현지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것을 막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상호 소송전까지 가지 않는 선에서 취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하나씩 실시할 계획이지만 자금 부족으로 인해 당장 내일이 곤란한 상황"이라며 "중국 업체가 바라는 바대로 스스로 고사하고 물러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작은 스타트업으로서 대응하기가 굉장히 버겁고 힘들지만 싸워보겠다. 우리가 가진 특허가 별것 없어 보여도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기술임을 인식했으면 좋겠다"며 "특허를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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