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도 반했다…세계를 놀라게 한 'K-스타트업'의 기술 IP

변휘 기자 기사 입력 2022.09.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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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지식재산의 날-특별 인터뷰]마크비전 이도경, 휴젝트 성태현, UX팩토리 박준영
'더 나은 미래' 이끄는 청년 스타트업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각국이 핵심 생존전략으로 지식재산(IP)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견제의 수단으로 IP 위반행위 제재 법안·예산을 마련하는 장면을 목격하며, 주요국 정부는 일제히 IP 창출·육성·보호에 국가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국가적 IP 역량이 나라의 부흥과 쇠락을 결정할 수 있다는 위기감의 결과다.

물론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IP의 화수분은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1일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개최하는 '제5회 지식재산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국내 스타트업의 다양한 혁신 사례를 통해 미래 한국의 '희망의 증거'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세계적인 명품 루이비통이 소속된 'LVMH'가 이른바 짝퉁 퇴치의 주역으로 점찍은 '마크비전', 일상 속 버려지는 에너지를 추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업 '휴젝트(HUJECT)',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AI(인공지능)칩 및 솔루션 기업 'UX팩토리(uxfactory)'는 독자 IP를 기반으로 전통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3곳의 유망주다.


마크비전·휴젝트·UX팩토리…산업을 바꾸는 혁신기업들


이도경 마크비전 한국대표./사진제공=마크비전
이도경 마크비전 한국대표./사진제공=마크비전
AI 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솔루션업체 마크비전은 서비스를 개시한지 채 2년도 안 됐지만, 이미 100여개 이상 글로벌 브랜드의 선택을 받았다. LVMH그룹 산하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젠틀몬스터, 아크메드라비, 마르헨제이, 디디에두보 등 패션 브랜드, 또 네이버웹툰과 레진코믹스, 포켓몬코리아 등 콘텐츠 기업들도 고객사다. 서울과 미국의 LA·뉴욕, 파리 등 3개국 4개 도시에 거점을 두고 있다. '짝퉁'의 피해는 산업의 영역과 국경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도경 마크비전 한국대표는 "마크비전은 고객이 가장 본질적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에 집착하는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며 "그 결과물이 훌륭한 제품·서비스의 탄생으로 이어진 것이 빠른 성장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지난 6월에는 LVMH 그룹이 지원하는 전세계 75개국 100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 중에서 AI·데이터 혁신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성태현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가 2020년 1월 창업한 휴젝트는 기존에 버려지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던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추구한다. 특히 땅에 발을 내딛는 사람의 무게,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의 하중 등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압전(壓電) 발전장치'를 핵심 IP 중 하나로 보유하고 있다. 사업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도 연구가 활발하지만, 휴젝트의 기술은 무엇보다도 발전량이 월등하다는 측면에서 차별화된다.

기술의 상용화도 눈 앞으로 다가왔다. 성 교수는 "보행자의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보도 블록' 제품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블록에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는 LED조명 작동에 활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휴젝트의 기술을 적용하면 산책로의 야간 조명 설치에 별도의 전선 시공이 필요 없고, 또 보행자가 없는 상황에서의 전력 낭비도 없앨 수 있다. 성 교수는 "국내 한 대기업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의 에너지 블록 설치를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휴젝트 전근배 센터장, 성모세 이사, 창업자인 성태현 한양대 교수, 이세윤 센터장./사진=변휘 기자
(왼쪽부터) 휴젝트 전근배 센터장, 성모세 이사, 창업자인 성태현 한양대 교수, 이세윤 센터장./사진=변휘 기자
UX팩토리의 핵심 IP는 '경험'이다. AI기술과 다양한 센서를 결합한 초저전력 '맞춤형 AI칩'을 개발하는 역량을 갖춘 것은 물론, 이를 스마트폰·CCTV·로봇·드론, 때로는 에스프레소 머신까지. 소비자가 마주하는 일상의 모든 차세대 '에지(Edge)' 디바이스에 적용하는 동시에 최적의 관련 솔루션까지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준영 UX팩토리 대표는 "예컨대 열을 가하지 않아 원두를 태우지 않고 압력만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개발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 과정에서 원두 상태와 모양에 따라 압력의 크기가 조정돼야 한다. 이를 위한 AI칩과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상의 모든 제품에 적용되는 AI칩과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 경험이 모두 UX팩토리의 IP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UX팩토리는 이미 2015~2019년 특허 7건을 출원했고, 2020년 이후 3년 간은 12건(올해 출원 예정 3건 포함)을 달성하면서 영상 처리, 스마트팜,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수록 더 뛰어난 특허 출원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모든 아이디어가 혁신IP는 아냐…청년창업가를 위한 당부



박준영 UX팩토리 대표./사진제공=UX팩토리
박준영 UX팩토리 대표./사진제공=UX팩토리
세 곳의 혁신 기업은 단지 어느 특출난 이의 '성공신화'에 그치지 않는다. 수많은 청년·연구실 스타트업이 지금 이 순간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아이디어가 사업화 가능한 IP로 진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세 곳의 기업은 창의력을 실제 기업의 역량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사전 학습과 실천력을 강조했다.

이도경 대표는 "청년 창업자의 아이디어와 경험은 너무나도 소중한 자산이지만, 빠른 실행이 뒤따르지 못한다면 아이디어는 다른 창업자 또는 기업의 전유물이 될 위험도 있다"며 "뾰족한 문제 의식을 출발로 제품을 만들고, 이를 빠르게 고객에게 피드백 받아 아이디어를 현실적 제품·서비스·솔루션으로 구체화시켜 나가는 게 본질"이라고 조언했다.

성태현 교수는 "초기 스타트 업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할 경우 회사의 존폐와 직결될 수 있다"며 "특히 원천 특허를 보유했더라도 관련 특허 확보에 소홀하다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기까지 필요한 길목의 기술들을 '맵핑(Mapping)'해 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준영 대표는 "사실 초기 스타트업들은 특허 갯수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기술을 현장에서 적용하는 노하우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유엑스팩토리 스스로 지재권 확보를 위한 '전문가의 조력'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지재위를 비롯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에 능동적으로 탐색할 것"을 조언했다.
/사진=지식재산위원회
/사진=지식재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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