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62% 폭등' 카카오페이, 스테이블코인 상표 '줄줄이 선점'

이창섭 기자, 황예림 기자 기사 입력 2025.06.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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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RW'·'KKRW'·'KRWP' 등 6개 이름으로 18종 상표 출원
정치권·업계,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 활발

카카오페이 (92,000원 ▲12,400 +15.58%)가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상표권을 대거 출원하며 선제적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17일 'PKRW', 'KKRW', 'KRWP', 'KPKRW', 'KRWKP', 'KRWK' 등 6종류 이름으로 총 18건 상표를 출원했다. 분류는 전자기기(09류), 금융서비스(36류), IT 개발(42류) 등이다.

구체적인 상품 분류는 △암호화폐 금융거래업 △암호화폐 중개업 △암호화폐 채굴업 △블록체인 기술에 사용되는 암호화폐 거래 관리용 소프트웨어 등이다. 상품 분류와 대한민국 원화를 뜻하는 'KRW'라는 이름을 고려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상표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 측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등록해둔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아직 법안이 통과되기 전인 만큼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지급·결제 영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에 카카오페이 주가는 지난 한 달간 162.7% 급등했다. 지난 20일에는 상표 출원 소식이 전해지면서 카카오페이 주가가 29.85% 상승해 상한가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카카오페이의 선제적 움직임에 다른 핀테크 기업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업계와 정치권에선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와 함께 '디지털자산 시장의 혁신과 성장에 관한 법률'(혁신성장법) 초안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된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처 장벽을 낮추는 대신 정부의 관리망 내에서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대표적으로 한국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관리에 관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평상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금융감독원에 검사도 요청할 수 있다. 한은이 '지급결제 안정성' 등을 근거로 비은행 주체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었는데 이를 의식해 법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혁신성장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자기자본 기준을 10억원으로 제시했다. 앞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 명시된 5억원에서 더 상향됐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결제 수단이 등장한 셈이고, 해외에서 이미 시작한 제도라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다"면서도 "정부 부처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추진 방향이나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 발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이창섭 기자
  • 기자 사진 황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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