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70시간 일해도 수당 0원...'혹사 의혹' 젠틀몬스터, 뒤늦게 사과

이재윤 기자 기사 입력 2026.02.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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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안경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디자이너들의 초과 근로 문제를 인정하고 근로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사진은 김한국 아이아이컴바인드 대표./사진=아이아이컴바인드
유명 안경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디자이너들의 초과 근로 문제를 인정하고 근로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사진은 김한국 아이아이컴바인드 대표./사진=아이아이컴바인드
유명 안경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디자이너들의 초과 근로 문제를 인정하고 근로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급성장한 젠틀몬스터의 이면에 근로제도를 편법적으로 운영해온 부작용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지난 3일 김한국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최근 제기된 과로 및 근로제도 운영 미흡 등 근로환경과 관련해 부족한 부분이 있었음을 명확히 인식했다"고 밝혔다. 장시간 과로에 대한 처우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논란에 대해 인정하고 고개를 숙인 셈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재량근로제 운영 방식'이다. 젠틀몬스터는 디자이너인 전문·창의 직군 직원 322명을 대상으로 업무 수행 방식과 시간을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재량근로제를 적용해 왔다. 전체 직원은 1344명이다. 대다수 직원들은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정규 근로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문제는 재량근로제를 적용 받는 직원들에게 재량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만큼 과도한 업무량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상 최대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을 초과하고 주 70시간 가량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는 일부 직원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추가 수당을 지급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달부터 이 회사의 재량 근로제 적정성에 대한 근로 감독을 진행 중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 매출액 추이. 구글 AI(인공지능) 제미나이를 활용해 제작함./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아이아이컴바인드 매출액 추이. 구글 AI(인공지능) 제미나이를 활용해 제작함./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회사 측은 이 같은 문제를 인정하고 이달부터 재량근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재량근로제를 폐지하고 직원들이 일정 범위 내에서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고용노동부 근로 감독에 앞서 자체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불필요한 야근이나 과로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며 "초과 근로시간이 발생할 경우 오차 없는 보상을 지급할 예정"이라 말했다.

오는 4월부터 근태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출퇴근 시간을 명확히 기록하고, 초과근무 시간을 체계적으로 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출·퇴근 시간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출근 시간만 관리하고 퇴근 시간은 제대로 기록되지 않아 초과근무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다.

아이아이컴바인드 관계자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체계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경영진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적극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햇다.

젠틀몬스터의 이번 논란은 체계적인 근로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회사가 단기에 급성장하며 불거진 문제로 보인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아이컴바인드 연매출은 2016년 1551억원에서 △2019년 3006억원 △2022년 4100억원 △2023년 6082억원 △2024년 789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4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약 30%에 달한다.
  • 기자 사진 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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